10대 휴대폰 중독 치매 위험

중앙일보

입력

성장기에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중요한 뇌세포를 손상시켜 중년 이후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5일 미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가 발행하는 '환경보건 전망' 최신호에 실린 스웨덴 룬트대 라이프 살포드 교수의 연구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휴대전화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쥐를 이용한 살포드 교수의 이번 실험결과는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학습과 기억.운동을 관장하는 뇌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사람으로 치면 10대에 해당하는 12~26주 된 쥐들을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것과 동일한 세기의 전자파에 2시간 가량 노출시켰다. 그 결과 50일 후 뇌세포의 상당 부분이 죽어 있는 사실을 현미경을 통해 확인했다.

보고서는 "수십년 동안 매일 휴대전화를 사용해 중년이 될 무렵에는 집단적으로 뇌질환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쥐로 실험한 것은 쥐의 뇌와 인간의 뇌 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살포드 교수는 "쥐의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 인간의 뇌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면서 "성장기 휴대전화 전자파의 노출이 알츠하이머 담당 신경세포를 자극, 성장 후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사용의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실험 결과는 몇마리의 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이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BBC는 전했다.

3년 전 영국정부 지원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휴대전화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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