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산성식품

중앙일보

입력

산성식품은 무조건 몸에 나쁘고 알칼리성(염기성)식품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또 산성식품은 맛이 신 식품이 아니다. 감귤.사과는 신맛이 나지만 알칼리성 식품이다.

산성식품은 비금속원소(인.황.염소 등)가 금속원소(나트륨.칼륨.칼슘.마그네슘 등)보다 더 많이 든 식품을 가리킨다.

식품 속 금속원소와 비금속원소의 양이 같으면 중성식품, 금속원소가 비금속원소보다 많으면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된다. 대개 육류.어패류.계란 등 동물성 식품은 산성, 채소.야채 등 식물성 식품은 알칼리성이다.

예외적으로 우리의 주식인 쌀밥 등 곡류는 식물성 식품이지만 산성식품이다. 비금속원소인 인(燐)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강의 산성식품은 가다랑어이고 다음은 계란 노른자.귀리.현미.참치.문어.오징어.도미.굴 순서다. 반면 가장 강한 알칼리성 식품은 다시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미역.강남콩.표고버섯.콩.토란.팥.상추 등이다. 중성식품은 간장.된장이며 김.아스파라거스.두부.우유.모유 등이 중성식품에 가깝다.

과거엔 쌀밥(산성)과 김치(알칼리성)를 골고루 먹어 식단에서 산성과 알칼리성 식품이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산성식품인 육류의 섭취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업자들은 "암을 예방하려면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꿔줘야 한다. 생식이 몸의 산성화를 막아준다"며 소비자를 현혹시킨다.

알칼리성 식품을 골라 먹어야 체질의 산성화를 막고 당뇨병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건강한 사람의 혈액은 pH(수소이온 농도) 7.4를 유지한다. 약알칼리성인 것이다. 여기서 0.1만 변해도 몸에 이상이 오며 0.3이 오르내리면 의식을 잃거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다행히도 산성 또는 알칼리성 식품을 다량 섭취해도 혈액의 pH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혈액은 자체 완충능력(pH를 변화시키지 않으려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숙명여대 식품영양과 성미경 교수).

알칼리성 식품을 즐겨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음식을 편식하지 말고 야채.채소에 풍부한 무기질.비타민을 듬뿍 섭취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