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수사로 고유정 무죄" 의붓아들 사망사건 경찰관 감찰조사

중앙일보

입력 2020.11.17 16:03

업데이트 2020.11.17 16:08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이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이 감찰조사를 받게 됐다. 숨진 의붓아들의 친부가 경찰청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의붓아들 친부, 대리인 통해 경찰청에 진정
변호인 "초기 고유정 조사했으면 다른 결과"
경찰, 사실관계 확인 뒤 담당경찰관 등 조사

고유정 의붓아들 친부 A씨의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사건을 담당했던 청주 상당경찰서에 대한 감찰과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유정 의붓아들 친부 A씨의 법률대리인 부지석 변호사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사건을 담당했던 청주 상당경찰서에 대한 감찰과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충북경찰청은 고유정 남편 A씨(37)가 제출한 진정서를 전달받아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청주상당경찰서와 담당 경찰관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조만간 진정인(A씨)과 피진정인(경찰관)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정 내용을 토대로 감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여서 공개하거나 알려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B군(당시 5세)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미 B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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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다른 방에서 잠을 자던 고유정은 남편 A씨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부검에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의 사망 원인이 10분 넘는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사건을 맡은 청주상당경찰서는 수사 초기 단순 질식사 등을 의심했다.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고유정의 범행도 의심했지만 고유정이 수사를 거부하면서 조사가 늦어졌다. 그 사이 고유정은 B군의 사망 흔적이 남아 있던 침대 매트리스와 시트, 전기장판 등을 모두 버렸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 사진은 지난해 9월 세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한 고유정. 연합뉴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 사진은 지난해 9월 세 번째 재판을 받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한 고유정. 연합뉴스

 이후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제주에서 체포되자 경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B군이 외부의 충격(압박) 때문에 숨졌다고 판단, 고유정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고유정의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B군이 고의에 의한 압박으로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를 피고인(고유정)이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망 원인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부지석 변호사는 “고유정의 의붓아들 살해 혐의가 무죄 판결이 난 책임은 경찰에 있다”며 “사건 초기 고유정을 조사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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