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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봐이예 분만' 전도사 김영주 교수

중앙일보

입력

"일반적인 분만을 한 첫아이보다 르봐이예 분만으로 낳은 둘째 아이가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적이라는 얘기를 엄마들로부터 많이 들어요."

이화의대 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사진)교수는 '르봐이예 분만 전도사'로 불린다. 2000년 초 우연한 기회에 르봐이예 분만을 접한 뒤 그녀는 틈만 있으면 산모와 의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한편 병원 내에서도 이 분만법을 적극 권유한다.

오는 7일에도 병원 내에서 모자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태아 스트레스와 르봐이예 분만법을 강의할 예정이다.

르봐이예 분만법은 1950년대 중반 프랑스의 르봐이예 박사가 '폭력없는 출산'을 주창하며 시작한 새로운 출산문화. 분만의 주체를 의료진 중심에서 산모와 아기 중심으로 바꾸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어둠침침한 자궁 속에서 밝은 조명으로 갑자기 나오자마자 탯줄이 잘리고, 엉덩이를 맞는 아이를 상상해 보세요. 지금의 출산과정은 신생아에게 거의 폭력에 가깝지요."

르봐이예식은 우선 분만실 환경부터 다르다. 태아가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당황하지 않도록 시각.청각.촉각.호흡.중력에 대한 배려를 한다는 것.

예컨대 30룩스 밝기의 자궁안에서 나오는 아이를 위해 분만실엔 야간용 조명만 남기고, 의료진은 소리를 죽이며 엄마는 아기에게 속삭여주듯 말을 건넨다.

또 탯줄은 4~5분 뒤 아빠가 잘라주며, 아기를 양수의 온도에 가까운 미지근한 욕조에 넣어 몸에 가해지는 중력에 적응시키는 순으로 진행된다.

"르봐이예 방식으로 출산한 아이들은 별로 울지 않아요. 곧 눈을 뜨고 주변을 살피면서 환경에 적응하고, 평온하게 잠이 들며 미소를 짓기도 하지요."

또하나 그녀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태아 스트레스. 태아의 환경을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나라 태교가 얼마나 과학적인가 새삼 경탄하게 된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

"태아는 자궁 속에서 결코 편안하지 않아요. 주변이 시끄러우면 호흡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빛에 대해 즉각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요. 또 산모가 불안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심리상태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따라서 김교수는 임산부는 임신 4~5개월부터 스트레스를 줄이고, 음악.책읽기.가벼운 체조 등을 통해 뱃속 아기에게 좋은 자극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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