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전태일 열사에게 무궁화장 훈장을 수여한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전태일 열사를 대신해 전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씨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무궁화장은 국민 훈장 가운데 첫 번째 등급이다.
청와대는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자 권익보호, 산업 민주화 등 한국의 노동운동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훈장을 추서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3일 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가 이뤄지도록 하는 ‘영예수여안’을 의결했다.
민주화유공자에 대한 무궁화장 추서는 송건호 선생(2001년), 조아라 선생(2003년) 이후 세 번째다. 그러나 노동 분야에서 무궁화장을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화 유공자들에 대한 국민 훈장 추서가 이뤄졌지만 정작 민주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제외돼 그동안 제대로 된 국가 차원의 예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번 추서는 민주화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다는 정부의 노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전태일 열사 49주기에도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공정한 사회로 열사의 뜻을 계승하겠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부는 올해 6·10 민주항쟁 기념식 계기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을 신설, 고 이한열·박종철·전태일 열사의 부모, 조영래 변호사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19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이전까지는 고 문익환 목사 등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인물 8명이 개별적으로 사후 추서 등의 형태로 훈장을 받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