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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전셋값, 뜨거운 증시…가계대출 10조원 넘게 증가

중앙일보

입력

지난 한 달간 가계가 은행에서 끌어다 쓴 대출이 전월보다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8월부터 석 달 연속 큰 폭의 증가 흐름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지만, 신용대출 증가 규모가 다시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도 여전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연합뉴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0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68조5000억원이었다. 한 달 새 10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10월 증가 규모로는 2004년 속보 작성 이후 최대고, 월간 증가폭으로는 지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3월 9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은 이후 안정됐다가 8월 이후 석 달째 10조원 안팎의 큰 폭 증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10월까지만 80조원 넘게 증가했다. 약 60조원이었던 지난해와 2018년 연간 증가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4분기엔 계절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한 해 증가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보다 6조8000억원 증가했다. 9월 증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한 가운데 이전에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면서 증가 규모가 조금 커졌다”고 말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이 3조원이었다. 지난달(3조5000억원)보다는 증가 속도가 둔화했지만, 전세 거래가 줄었음에도 전세대출이 많은 건 전셋값 상승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는 거래량과 전셋값 상승이 영향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해 증가 규모 100조원 육박 전망 

올해 대규모 가계대출 증가의 한 축인 기타대출은 증가 규모가 다시 커졌다. 8월 역대 최대규모인 5조7000억원 증가했던 기타대출은 지난달 3조원대로 규모가 줄었다가 10월엔 3조800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기타대출은 대부분 신용대출이다. 통상 주택 자금이 부족할 경우 활용하거나, 생활 자금에 보태기 위해서 받는다. 여기에 올해는 공모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투자 열풍이 더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10월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이 영향을 준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9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마이너스로 전환(-2조3000억원)했던 대기업 은행대출은 10월(1조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중소기업은 8조2000억원,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조3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운전 자금 수요가 여전하고, 이를 돕기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10월 부가가치세 납부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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