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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전골 다이어트 속은 든든 뱃살은 쪽

중앙일보

입력

친근한 우리의 전통음식 중 하나인 전골. 구한말의 언론인이며 우국지사였던 장지연(張志淵)선생은 '만국사물기원역사(萬國事物紀原歷史)'에서 전골의 유래가 상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군사들이 머리에 쓰던 철제 전립을 벗어 고기나 생선 같은 음식을 끓여먹으며 여러가지 재료를 넣었다'고 기록했다.

전골이 꿋꿋하게 대중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나름대로 음식이 갖는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

끓여먹는 재미에다 식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것 외에도 야채가 많이 들어가 다이어트 효과까지 높은 것이 인기를 잃지 않는 비결. 전골 속에 들어있는 다이어트의 비밀을 알아본다.

◇왜 다이어트 식품인가

배화여자대학 식품영양과 조미숙 교수는 전골이 몸에 좋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식품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점.

동물성과 식물성 등 식재료가 골고루 들어가 각종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푸짐하게 집어넣는 야채의 효과. 일반적으로 잘 먹지 않는 푸른색 또는 황색 야채를 듬뿍 먹어 포만감이 있으면서도 확실한 다이어트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골의 체중 감량 효과는 어디에서 나올까.

우선 풍부한 식이섬유에 비결이 있다.

조교수는 "야채를 구성하는 식이섬유는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늦춰 식후 혈당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그 결과 인슐린 분비가 지연되면서 체지방 축적을 제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야채를 많이 먹으면 지방 축적에 브레이크가 걸려 감량효과가 높다는 것.

또 하나는 양념으로 들어가는 마늘이나 파.부추 등의 효과. 이들 양념에 들어있는 풍부한 황(S)화합물은 지방 연소를 도와준다.

특유의 톡 쏘는 매운 맛이나 냄새의 원인인 이 황화합물은 고추의 캡사이신 효과와 더불어 자율신경을 자극, 갈색지방세포를 활성화시켜 체온을 높인다. 그만큼 열량을 많이 소비한다는 의미다.

또 하나 부수적인 효과는 항산화(抗酸化)작용이다. 전골요리의 감초격인 쑥갓은 항산화력이 가장 뛰어난 야채다. 푸른잎 채소나 당근 또는 단호박과 같은 황색 채소 역시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동맥경화나 세포 노화를 예방한다.

◇건강만점 전골요리 만들어 먹기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는 전골요리를 만들려면 우선 고기류를 가능하면 줄이고, 전체의 3분의 2를 야채로 채우도록 한다.

배추나 무는 칼로리 없이 위를 채워주고, 쑥갓의 신경안정작용은 공복감을 줄여주므로 재료에 반드시 넣도록 한다. 감자나 토란에 있는 렉틴은 식욕억제 작용이 있어 다이어트를 돕는다.

다음은 끓이는 시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연숙 교수는 "같은 전골이라도 일본식은 야채를 살짝 데쳐먹는 데 반해 한국식은 푹 삶아 국물 맛을 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방식이 맛은 좋을지 몰라도 영양 손실이 크다는 것. 따라서 영양을 고려한다면 비타민B.C가 풍부한 푸른색 야채는 다른 식재료가 다 익은 뒤 살짝 데쳐 먹을 것을 권했다.

특히 쑥갓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폴리페놀이 있는데 실험 결과 5분을 끓이면 폴리페놀의 절반이 파괴되거나 물에 용해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황화합물이 함유된 마늘, 베타카로틴 등 지용성(脂溶性)비타민은 가열에 의해서도 효과가 감소하지 않는다. 파.부추 등 향신(香辛)야채도 마찬가지.

고기는 오래 끓일수록 지방이 빠져나가 저칼로리가 되지만 국물에 밥을 볶아먹으면 탄수화물에다 빠져나간 지방까지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밥 반공기 정도에 야채를 잘게 썰어넣고 국물은 맛만 낼 정도로 볶아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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