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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통과 목표였는데..." 2주 자가격리, 감각 무뎌져도 잘 치는 골퍼들

중앙일보

입력

5일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위치한 서원밸리CC에서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이재경이 5번홀 드라이버 티샷을 치고 있다. [사진 KPGA]

5일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위치한 서원밸리CC에서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이재경이 5번홀 드라이버 티샷을 치고 있다. [사진 KPGA]

 "자가 격리와 함께 한 클럽들이 이번에 잘 맞더라고요. 주말에 골프할 수 있게 돼 좋습니다. 하하"

6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나선 함정우(26)는 자신의 경기력에 크게 만족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9개 대회 중에 4차례 톱10에 올랐던 그의 이번 대회 목표는 '현실적으로 예선 통과'였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회 이틀 합계 7언더파로 공동 선두 문경준, 이수민(12언더파)에 5타 뒤진 공동 15위에 올랐다. 그는 "90% 만족한다"고 특유의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함정우는 지난달 중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CJ컵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가 곧장 귀국해 방역 조치에 따른 2주 자가 격리를 거쳐 이번 대회에 나섰다. 꼼짝없이 집에만 있던 그는 2주를 거쳐 지난 4일 정오가 돼서야 자가 격리에서 해제됐다. 그는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한번 하면서 나를 돌아보긴 했다. 바깥을 나가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함정우를 비롯해 CJ컵 출전으로 2주 자가 격리를 거치고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는 5명이다. 이재경, 김한별, 김성현, 이태희가 대회 직전 자가 격리에서 해제돼 힘겹게 대회에 나섰다. 감각이 떨어졌을 법 했지만 5명 중 이태희를 제외한 4명이 모두 컷 통과했다. 이재경은 첫날 5언더파, 둘째날 4언더파를 기록해 합계 9언더파 공동 5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김성현은 6언더파 공동 21위, 김한별은 2언더파 공동 56위로 마쳤다.

5일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위치한 서원밸리CC에서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한별이 5번홀 티샷을 치고 있다. [사진 KPGA]

5일 경기도 파주 광탄면에 위치한 서원밸리CC에서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한별이 5번홀 티샷을 치고 있다. [사진 KPGA]

2주 자가 격리로 이들은 대부분 평소 감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이재경은 "샷은 연습이 확실히 부족해 좋지 않았지만 퍼트가 좋았다. 타수를 줄였던 가장 큰 원인은 퍼트였던 것 같다. 1라운드보다 경기 감각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래도 아직 ‘잘 쳤다’, ‘붙었다’는 확실한 느낌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2승을 거둔 김한별도 "현재 컨디션이 우승할 때만큼은 아니다"면서 "목표는 컷 통과였다. 다행히 컷통과에 성공했다. 점점 감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집 앞 마당까지만 나갈 수 있어서 천을 설치하고 7번 아이언, 드라이버, 60도 웨지, 퍼터만 연습했다. 그래도 연습한 건 잘 됐다. 생각보다 잘 맞아서 다행이었지만, 그만큼 연습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CJ컵에 나선 선수들 중 다수는 KPGA 코리안투어 한 해 최고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가 받는 대상 등 주요 타이틀과 엮여 있다. 때문에 우승 욕심도 클 법 했다. 대상 포인트 2위 김한별은 "남은 라운드 매 홀에서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후회없이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상 포인트 3위 이재경은 "연습라운드 때 공이 너무 안 맞아 ‘제네시스 대상’에 대해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대상에 집중하면 내 플레이를 제대로 펼칠 수 없을 것 같다. 최대한 대상에 대한 생각을 배제한 채 경기하고, 이번 대회 성적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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