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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섯배' 빙산 움직이자, 남대서양섬 펭귄·물개 벌벌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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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의 황제펭귄. AFP=연합뉴스

남대서양의 황제펭귄. AFP=연합뉴스

서울 면적의 약 여섯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빙산이 움직이고 있다. 이 빙산이 남대서양에 위치한 영국령 섬과 충돌할 것이란 우려에, 이 섬에 살고 있는 펭귄과 물개도 '비상'이 걸렸다.

텔레그래프·더타임스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2017년 라르센C 빙상에서 떨어져 나온 'A68a' 빙산이 남대서양의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 섬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빙산이 떨어져나왔을 때는 크기가 약 5957㎢에 달했지만, 2018~2019년 일부분이 'A68b'로 떨어져 나간 뒤 크기가 작아졌다. 현재는 사우스 조지아 섬과 비슷한 약 3528㎢ 크기로, 서울 면적(605.2㎢)의 5.83배에 이른다.

남대서양을 떠다니는 'A68a' 빙산 EPA=연합뉴스

남대서양을 떠다니는 'A68a' 빙산 EPA=연합뉴스

유럽우주국(ESA) 지도에 빙산 'A68a'(왼쪽 흰 덩어리)가 사우스조지아섬(오른쪽 상단)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있다. AP=연합뉴스

유럽우주국(ESA) 지도에 빙산 'A68a'(왼쪽 흰 덩어리)가 사우스조지아섬(오른쪽 상단)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있다. AP=연합뉴스

약 3년 전부터 이동을 한 'A68a'는 지난 7월까지 약 1000㎞을 이동해 사우스 조지아 섬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A68a'가 사우스 조지아 섬과 충돌하면 10년 동안 섬과 붙은 채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빙산이 섬과 충돌할 경우 이곳을 서식지로 활용하는 물개·코끼리물범·황제펭귄 등의 생태가 위협을 받게 된다. 빙산이 동물들의 먹이 채집 경로를 막으면 집에서 기다리던 새끼들이 제시간에 먹이를 공급받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대서양의 물개모습. EPA=연합뉴스

남대서양의 물개모습. EPA=연합뉴스

한편 사우스 조지아 섬은 '남극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의 무덤'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 2004년에도 'A38' 빙산이 이 섬에 도착했다. 당시 펭귄과 물개 새끼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만약 'A68a'가 사우스 조지아 섬과 충돌하지 않고 계속해서 북쪽으로 향한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빙산이 북쪽으로 계속 나아갈 경우 따뜻한 수온과 만나 여러 조각으로 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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