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대 총장의 폭언·갑질에 사망" 운전기사 자녀 국민청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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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개밥 주기, 개집 정리, 구두 닦기, 거북이 집 청소 등 온갖 일을 했다.”

운전기사 가족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 주장 #20여 년 운전기사 근무, 폭언 녹취록도 공개 #총장측 "정년 연장하고 자녀들 학비도 지원"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윤배 전 청주대 총장의 갑질과 폭언, 스트레스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 중 일부다.

전 대학총장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아버지가 갑질과 폭언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연합뉴스

전 대학총장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아버지가 갑질과 폭언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연합뉴스

 자신을 김 전 총장의 운전기사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비행기 갑질, 언론사 갑질, 연예인 갑질 등. 뉴스에서는 ‘진짜야? 사람이 저런 일을 한다고?’ 믿을 수 없는 갑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버지인 A씨는 김 전 총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다 지난 8월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2~3년간 발생했던 일이 담긴 휴대전화 녹음파일과 업무수첩 등을 발견했다. 녹음파일에는 차량 관리와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A씨에게 한 폭언과 욕설을 하는 김 전 총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청원인은 “(아버지가 김 전 총장으로부터) 심지어는 더위를 타는 개에게 선풍기를 틀어주라고 하는 등의 갑질 피해도 당했다”며 갑질에 따른 스트레스와 과로로 심근경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청주대 민주동문회 등은 성명을 내고 “폭언과 갑질을 한 김 전 총장은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 총장이 청석학원(청주대 학교법인) 뒤에서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중단하고 완전히 퇴진할 것도 요구했다.

 김 전 총장은 청석학원 설립자의 손자로 청주대 총장(2001~2014년)과 청석학원 이사(2002~2017년) 등을 지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도 총장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막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총장 측은 “(김 전 총장이) A씨의 정년도 연장해주고 자녀의 학비도 지원해준 것으로 안다”며 “20년 넘게 일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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