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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당일날 밤 개표서 우세 보이면 조기 승리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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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 당일인 3일(현지시간) 개표 초반에서 자신이 앞설 경우 최종 결과가 확정되지 않더라도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하겠다는 의사를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1일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의 사적 발언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대선 개표 이후 당선을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 확보 가능성이 확실치 않더라도 일부 경합주에서 자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 연설대에 올라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에서는 관행상 개표 결과가 명확해지면 패배한 후보가 먼저 '패배 선언'을 한 뒤 승리한 후보가 당선을 선언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편투표가 증가해 선거 당일 밤에도 당선 윤곽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의 조기 승리 선언이 이행되려면 핵심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리이나를 비롯해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조지아 그리고 북부 경합주 일부에서 승리가 확실시 되어야 한다. 이 지역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앞섰던 곳이다.

북부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주 선거법에 따라 선거 당일 이후 도착한 우편 투표도 유효 투표로 인정하고 개표 작업도 대선 당일부터 시작돼 최종 개표 결과 발표가 다른 주보다 늦을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은 이날 NBC방송에 "우편투표가 지난 대선보다 10배 이상 늘었다"며 "선거일 밤에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보다 현장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전통적으로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우편투표가 선거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이어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시간이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당일 밤 초기 개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조기 승리를 선언한 이후 실제 개표에서 전세가 역전될 경우 "선거일 이후 계산된 우편투표가 선거 사기의 증거라고 허위로 주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렵지 않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며 "선거 이후 민주당이 아무리 표를 훔치더라고 결과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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