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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무려 150만 확진···"유럽 다시 코로나 진원지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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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 한스 클루게 유럽국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이 다시 한번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우려했다.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 한스 클루게 유럽국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이 다시 한번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우려했다. [AP=연합뉴스]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만 약 28만 명이 나오는 등 확산세가 점차 심각해지자 영국과 프랑스는 2차 봉쇄에 들어가는 등 유럽 전역이 비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WHO "유럽, 다시 코로나19 진원지 됐다" #재확산에 유럽 각국 2차 봉쇄 돌입

세계보건기구(WHO) 한스 클루게 유럽국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 보건장관들과의 긴급회의에서 “지난 7일간 유럽대륙에서 약 150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유럽 대륙의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이 넘었다”며 “유럽은 다시 한번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됐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발표된 WHO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유럽 대륙의 신규 확진자는 133만 5914명이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46%에 해당하는 수치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아메리카 대륙(31%)보다도 많다. 특히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만에 36%나 증가하며 확산 속도도 빠르다.

세계보건기구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 유럽 대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 세계 확진자의 46%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 제공]

세계보건기구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 유럽 대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 세계 확진자의 46%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입원자도 급증했다. 클루게 국장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사례는 지난봄 이후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많아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바이러스가 고연령층 집단으로 퍼지면서 사망자도 1주일 만에 32%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럽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주일에 약 1만 5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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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럽 내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난 3월처럼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FP통신이 52개 유럽 국가 중 35개국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코로나19로 입원해 치료를 받는 환자는 1주일 만에 10만 명 밑에서 약 13만 5000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체코, 루마니아 벨기에 등 최소 14개국에서 코로나19 관련 입원환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클루게 국장은 “지난 3월 우리는 중환자실, 호흡기, 개인 보호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의료 현장의 인력 문제가 우려된다”며 “우리 의료진들은 모두 지쳐가고 있고, 의료 노동력은 고갈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봉쇄 돌입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해지자 유럽 각국은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그동안 자제해왔던 재봉쇄 카드를 꺼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차 봉쇄령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차 봉쇄령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프랑스는 지난달 30일 자정부터 최소 한 달간 프랑스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다. 프랑스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번째다.

식당과 술집을 비롯한 ‘비필수적 사업장’은 모두 문을 닫고, 모든 직장은 가능하다면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한다. 생필품 구매, 출근, 의료 목적 등 예외적인 경우엔 외출이 가능하지만, 외출 시엔 이동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이 넘은 영국은 오는 5일부터 4주간 잉글랜드 전역에 봉쇄 조처를 내렸다. 지난 3월 이후 두 번째 봉쇄령이다. 이로써 오는 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잉글랜드 전역의 술집, 식당, 체육 시설 등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이 중단된다. 다만, 1차 봉쇄와 달리 학교와 대학 등은 문을 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5일부터 잉글랜드 전역에 2차 봉쇄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5일부터 잉글랜드 전역에 2차 봉쇄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독일도 오는 2일부터 4주간 식당과 술집, 영화관·공연장 등의 문을 닫는 부분 봉쇄에 들어간다. 대신 상점과 학교는 그대로 운영한다. 지난달 28일 CNN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앞으로 2주 안에 독일의 봉쇄 조치가 재검토될 것”이라며 전면적인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 이틀 연속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이탈리아도 지난달 26일부터 음식점과 술집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로 제한하고, 영화관·수영장·체육관 등을 폐쇄하는 부분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전면적인 봉쇄령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조치다.

유럽에서 100만 명당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편에 속하는 벨기에도 오는 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비필수 사업장을 폐쇄하는 부분 봉쇄에 들어간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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