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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뇌염 지금 예방접종해요"

중앙일보

입력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국립보건원은 최근 일본뇌염 모기를 발견, 가축사육장 등 전국 모기 서식처에 대한 살충소독과 어린이에 대한 예방접종을 권고했다.

올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기는 지난해보다 1주일, 2000년보다 무려 4주나 빠르다. 여름을 방불케 하는 급격한 기온 상승이 원인.

영동세브란스 소아과 손영모 교수의 도움말로 일본뇌염의 정체와 예방백신및 접종에 대해 알아본다.

◇일본뇌염 왜 위험한가

일본뇌염은 주로 논에서 사는 '빨간 작은집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뇌염 환자 발생은 모두 18명.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감염모기에 물린다고 다 일본뇌염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일본뇌염 모기에 물린 2백50~5백명 중 한명꼴로 일본뇌염에 걸린다. 대부분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고, 고열이나 두통.몸살을 앓다가 회복된다.

그렇다면 왜 뇌염모기를 두려워할까. 우선 어린이들이 고위험 대상이다. 일본뇌염에 걸릴 가능성과 치사율이 높다. 성인이 일본뇌염에 강한 것은 모기에 수없이 물리면서 면역력이 높아졌기 때문.

둘째 이유는 한번 일본뇌염이 발생하면 증상이 심각하고,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감염되면 7~20일의 잠복기간을 거쳐 초기에는 두통.발열.구토 및 설사 등이 나타난다.

이어 뇌가 붓고 의식을 잃으며, 성격이 난폭해지거나 5~10%는 사망한다.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회복해도 20~30%는 언어장애.판단력 저하.사지운동 저하 등 후유증이 남는다.

◇생(生)백신 등장으로 소비자 선택 넓어져

일본뇌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모기 차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선 예방접종이 최선책이자 차선책이다.

그동안 국내의 일본뇌염 예방백신은 모두 불활성화한 사(死)백신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식의약청이 생백신의 수입.판매를 허용해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생백신과 사백신은 면역을 일으키는 체내 메커니즘이 다르다. 사백신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쥐의 뇌에 이식.배양한 뒤 특정 단백질을 뽑아 인체 내에 투입한다.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것이다. 반면 생백신은 바이러스의 신경독소를 약하게 한 뒤 인체에 주입, 가볍게 일본뇌염을 앓게 한다.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약하게 활동하게 함으로써 항체 생성뿐 아니라 몸이 총체적으로 면역기능을 갖도록 도와준다는 것.

생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몇년간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생백신은 몇가지 장점이 있다.

사백신이 12~24개월에 2회(1~2주 간격), 1년 후 1회, 만 6세.12세에 각 1회 등 5회를 맞아야 하지만 생백신은 생후 12개월 때 1차, 12개월 후 2차, 6세 때 3차 접종으로 마무리한다.

방어율도 생백신이 다소 높은 편. 손교수는 "사백신의 경우 91%인 데 비해 생백신은 98% 이상"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이나 안전성도 생백신이 앞선다는 분석이다.

임상잡지인 '란셋'은 1988년 이후 전세계에서 2억명의 소아에게 생백신이 안전하게 접종됐고, 1회 접종만으로 99.3%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격은 사백신에 비해 생백신이 배 정도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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