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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나고 눈 따끔거렸던 이유…올 6월 오존주의보 역대 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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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지난 9일 오후 서울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맑은 가을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휴일인 지난 9일 오후 서울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맑은 가을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유례없는 긴 장마 등 기후변화가 올여름 서울의 오존 주의보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 경보제를 처음으로 실시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올 6월이 월간 기준으로 오존 주의보 발령일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14일 올 6월 오존 주의보 발령 일수가 9일(월 평균 0.044ppm)에 달해 오존 경보제 발령 15년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존 주의보는 대기 중 오존 농도가 1시간당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이 된다. 오존은 대기 중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호흡기에 영향을 주고 눈을 자극해 기침이 발생하며 눈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일어난다.

주의보 수준일 때는 호흡기와 눈에 자극이 느껴지고 0.3ppm 이상이면 경보 상태로 소각시설과 자동차 등의 사용자제가 권고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선 실외학습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오존 경보제 운영 기간은 매년 4월 15일부터 10월 15일이다.

올해 5월과 7~9월은 올해 들어 오존 주의보 발령이 없었거나 1일에 그쳤다. 특히 올해 8월엔 월 평균 오존 농도가 0.019ppm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농도를 보였다. 9월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0.028ppm으로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들어 월별 평균 오존 농도 변화폭이 컸다고 밝혔다.

올해 오존 주의보 발령일 수는 12일로 최근 10년(2010~2019년) 사이 오존 주의보 연 평균 발령일 수(8.7일)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환경연구원 대기질통합분석센터는 이런 변화가 기후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오존 농도에는 기온(22.4%)과 일사량(17.6%), 시간(14.6%) 풍속(7.8%), 풍향(4.7%)이 영향을 미치는데 올 6월 전국 평균 기온이 7월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이례적 고온 현상으로 오존 생성에 유리한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높은 7~8월에 오존 발생이 많아야 했지만, 올해는 1973년 이후 가장 긴 54일간의 장마로 인해 오존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8월 강수량(675.7mm)과 강수일수(19일)가 평년(강수량 364.2mm, 강수일수 14.6일)과 대비해도 많아 오존 발생에 불리했다는 설명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또 서울 지역 오존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으로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s)의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서울의 연 평균 오존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오존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 물질 줄이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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