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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한방] 봄철 피로증후군

중앙일보

입력

봄은 오행(五行) 중 목(木)이 활발한 기운을 뻗는 계절이다. 인체 장부(臟腑) 중 목에 해당하는 장기는 간이다. 하지만 봄은 간의 활동이 활발한 만큼 쉽게 피로해져 허약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양방에서 보면 간장은 온갖 노폐물을 해독하는 화학공장이며,인체에 필요한 각종 효소를 생산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피로가 쌓이는 것은 많은 양의 젖산.탄산 등의 노폐물들을 적절히 해독해주지 못하기 때문. 간장이 과로해서 열을 많이 받으면 기능이 떨어져 피를 깨끗하게 걸러주지 못하고 모든 생산활동이나 영양소의 운반이 둔화돼 탁한 혈액이 전신을 돌아다닌다.

그래서 몸에 기운이 없고 피로가 지속되는데 이러한 몸의 피로는 다시 간장에 부담을 줘 피로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늘 눕고 싶고,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으며 눈이 침침해지는 등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체질적으로 보면 태양인은 상대적으로 간 기능이 약해 봄에 쉬 피로하다고 호소한다.

따라서 이렇게 춘곤증을 타는 사람은 원기를 북돋워주면서 간장활동으로 쌓인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간을 보해 주는 보약을 많이 처방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장은 분노의 감정을 주관하는 장기다. 따라서 간장을 상하지 않게 하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화를 삼가야 한다.

오행상 간은 신맛과 푸른색을 주관하기 때문에 음식은 오이냉국처럼 신맛 나는 식초를 첨가한 음식이나 푸른색을 띠는 봄나물, 신선한 야채를 섭취하면 지친 간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

지압으로도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다. 오른쪽 갈비뼈 아래인 기문혈(期門血),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인 태충혈(太衝血)을 눌러 아프면 간 기능이 떨어진 상태.

태충혈이나 무릎 아래 정강 족삼리(足三里:종아리 바깥쪽 무릎 아래 손가락 세마디쯤 내려간 부위 압통점)를 압박해준다.

의서인 황제내경 소문편의 양생법을 보면 "봄에는 마음을 편하게 하고, 남을 벌하지 말며, 베풀고 칭찬하라"고 했다. 만약 이 양생법을 거역해 마음을 긴장시키거나 과로하면 간이 상해 여름에도 추워하는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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