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이야기] 닭고기

중앙일보

입력

최근 러시아는 미국산 닭고기에 대해 빗장을 걸었다.

수입 닭고기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됐고 항생제 잔류가 확인됐다는 것이 러시아측 주장이다. 이에 미국은 러시아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반박한다.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닭고기는 살모넬라균.캄필로박터균 등 식중독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외 많은 양계장에서 질병 예방과 체중 확대 목적으로 닭사료에 항생제를 쓰곤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만 아니라면 닭고기는 조리사의 '캔버스'이고 훌륭한 단백질.무기질.비타민B군(群)의 공급원이다. 또 쇠고기.돼지고기보다 섬유가 가늘고 연한 데다 지방이 고기 안에 섞여있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고 소화도 잘된다.

닭고기의 단백질 함량은 약 20%. 특히 곡류.야채를 주로 먹는 사람에게 결핍되기 쉬운 메티오닌이 풍부하다.

메티오닌은 지방간이 있거나 알콜 섭취로 간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아미노산이다.

문제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다. 닭고기를 먹는 한 콜레스테롤을 일정량(1백g당 85~90㎎) 섭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닭고기의 지방은 껍질에 집중돼 있으므로 껍질을 벗기고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껍질이 포함된 닭고기의 지방함량은 14%에 달하나 껍질을 벗기면 5%로 떨어진다. 닭고기 1백g당 열량도 당초의 2백16㎉에서 1백48㎉로 줄어든다.

닭고기는 부위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다르다. 가슴살은 백색육이다. 지방이 상대적으로 적어 풍미와 짙은 맛이 부족하나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된다. 불그스름한 다릿살은 탄력 있고 단단하다. 다릿살의 철.아연 함량은 가슴살의 두배.

'젊은이가 먹으면 바람이 난다'는 날개살에는 콘드로이친 황산이 들어있다. 이 성분은 강정(强精)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

노인들이 닭고기를 즐겨먹으면 중풍(뇌졸중)에 걸린다는 속설은 사실 무근이다. 임신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신생아가 닭살이 된다거나 산후 젖이 귀해진다는 속설도 근거가 없다.

닭고기는 육질이 촉촉하고 유연하고 살이 두툼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이 상품. 영양적으로는 생후 5~7개월의 영계가 우수하다. 치킨은 닭이 알을 낳기 전(생후 6개월 이전)의 병아리를 뜻한다.

닭고기는 실내에 방치하면 세균이 빠르게 자랄 수 있으므로 냉장고의 가장 찬 부위에 보관하고 가능한 한 이틀 내에 조리해 먹어야 한다.

특히 닭고기와 계란은 살모넬라균(발열.설사.복통 유발)에 오염되기 쉽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균은 열에 약하므로 70℃ 이상으로 가열해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