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부 사진 띄우고 "마포 집주인분들, 전세 잘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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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마포구 집주인 여러분 홍남기 부부 얼굴 봐두세요~ 전세 계약하러 오면 잘 좀 해주세요~"

최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서울 시내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전셋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1월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조롱한 것이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가 전세를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아파트 집주인은 최근 집을 비워 달라고 통보했다. 개정 임대차법에 따라 홍 부총리가 추가로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집을 비워 달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관보에 따르면 홍 부총리 가족은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전용면적 84.86㎡(34평)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원래 홍 부총리는 경기 의왕에 아파트와 세종시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었지만, 다주택 논란이 일자 지난 8월 의왕 아파트를 처분했다.

커뮤니티의 글엔 "우리 집 전세 드려야 할까 봐요. 15억만 받고 드려야겠어요, 얼마 전까지 10억 전셋집이 15억에 거래됐으니 저도 더도 덜도 말고 딱 15억만 받아야겠네요" "대리인 보낼 수도 있으니 이름 석 자라도 기억해두셨다가 잘 좀 해주세요" "나 같으면 전세 안 준다" "저 같으면 저 사람한텐 절대로 전세도 주지 않고 팔지도 않을 겁니다" 등의 반응이 달렸다.

[부동산스터디 카페 캡처]

[부동산스터디 카페 캡처]

실제로 홍 부총리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당시 해당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은 6억3000만원이었지만 현재 같은 아파트 단지, 같은 평형 전셋값은 8억3000만~8억5000만원으로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억원 넘게 뛰었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장관님 이사하신다면서요. 전셋집 구하셨어요?"라고 묻자 홍 부총리는 "아니오. 못 구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전 국민이 장관이 집을 구할지 관심인데…, 마포구 염리동에 매물이 3개밖에 없고 가격은 1년 동안 2억5000만원 올랐다"며 "잘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 같은 경우 임대차 3법에 의해 상당 부분 많은 전세물량이 이번 계약갱신청구 때문에 대개 연장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임대차 3법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까지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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