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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갈수로 'V' 흔적…울산 화재 3층 테라스서 최초 발화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일 울산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사고의 최초 발화지점이 ‘3층 테라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방당국의 현장 조사에서 3층을 중심으로 위쪽으로 불이 번진 흔적이 발견돼서다.

현장 조사 결과 3층→고층 'V자' 화재 흔적 #9일 1차감식 때 12층·28층·33층 중점 확인 #울산시, 주민들 임시거처에 지원센터 마련

10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당국이 아파트 화재현장을 확인한 결과 3층 테라스 외벽 쪽에서 발견된 불에 탄 흔적이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V자’ 형태로 퍼져 있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이 불길을 위로 밀어 올리면서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이 1차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 등이 1차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초기 “3층에서 처음 불길을 목격했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도 있었다. 지난 9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된 관계기관의 합동 감식에서는 12층과 28층, 33층 등 불길이 거셌던 곳을 중심으로 현장 확인이 이뤄졌다. 애초 소방당국에 최초로 접수된 신고는 “12층 테라스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내용이었다.

소방당국은 그러나 화재 발생 지점을 단정하는 건 아직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방청도 화재 발생 당시 발화 지점을 3층으로 알렸다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며 내용을 수정했다. 여러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합동감식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발화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엄준욱 울산소방본부장은 10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화재 당시 여러 곳에서 건물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신고내용만으로는 발화지점을 찾기 어렵다”며 “감식이 끝나야만 (발화지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9일 울산 남구 주상복합건물 삼환아르누보에서 화재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울산지방경찰청은 40여 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려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9일 1차 감식에 이어 10일 오전 관계기관 2차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낙하물 추락 등 안전성 문제로 감식을 연기했다.

화재 사고와 관련, 송철호 울산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아파트 피해 주민에 대한 법률·의료·교육 등의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피해주민의 임시 거처인 스타즈호텔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 현장지원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화재로 망연자실해 있는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중앙정부와 협조, 고가사다리차를 마련하고 고층아파트 소방훈련 등 화재대응 능력도 키우겠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들의 지원 대책과 조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10일 오후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들의 지원 대책과 조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지난 8일 오후 11시7분쯤 울산시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화재 발생 15시간40분 만인 9일 오후 2시50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 화재로 아파트 입주민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옥상 등 피난층에 대피했던 77명이 구조됐다. 사망자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울산=백경서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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