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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베니스가 찍었다···봉준호도 인정한 中 30대 여성감독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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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중국계 감독이 글로벌 영화계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노마드랜드(Nomadland)〉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중국명: 赵婷)다. 중국어권 감독 가운데 역대 6번째 수상이며, 글로벌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한 최초의 중국어권 여성 감독이다.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한 80년대생 여성 감독 #차세대 감독 20인 선정, 마블 '이터널스' 연출

중국에서는 장이머우(张艺谋), 리안(李安) 등 중국 영화계 거장들의 뒤를 잇는 80년대생 여성 감독의 탄생에 반색하고 있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올해로 38세다. 중국 베이징에서 나고 자랐다. 문화 엔터업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집안이었다. 굳이 연결고리를 찾아보자면 과거 서우두강톄(首都钢铁) 총경리를 역임한 아버지 자오위지(赵玉吉)가 이혼 후 맞이한 새어머니가 배우 쑹단단(宋丹丹)이라는 정도다. 하지만 정작 자오 감독의 진로 선택과 쑹단단은 그다지 관련이 없다. 아버지가 재혼하던 그해 영국으로 유학을 갔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제가 뭘 하든 말리지 않으셨어요.”

만화와 웹소설에 빠져있었고 그렇다고 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도 아니었지만 부모님은 꾸중도 간섭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어린 자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할 수 있었다.

자오 감독이 영화 쪽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성인이 된 이후였다. 대학 때 전공도 정치학이라 영화와는 무관했다. 그저 영화를 좋아했던 자오 감독은 특히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1997)〉를 좋아해 여러 번 반복해서 돌려보며 영감을 얻었다. 그밖에 리안,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크리스토퍼 놀란 등 세계 거장 감독들의 영향을 받았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유학 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접했고,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렇게 뉴욕대 영화학 전공을 택했고 리안 감독의 후배가 됐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처음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각에서는 ‘금수저 후광’을 입었다는 말들도 나왔다. 평범하지 않은 자오 감독의 집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자오 감독이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데뷔작인 〈송스 마이 브라더스 티치 미(Songs My Brothers Taught Me)〉와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등은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극찬을 받았다. 디즈니는 클로이 감독의 가능성을 보고 〈이터널스(Eternals)〉의 연출을 맡겼다. 이터널스는 마동석이 캐스팅돼 화제가 된 마블 시리즈 작품으로,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리차드 매든 등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한다. 봉준호 감독이 참여해 선정한 차세대 거장 감독 20인에도 클로이 자오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자오 감독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긴 〈노마드랜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유목민처럼 미국을 떠도는 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 노마드랜드와 이터널스는 모두 2020-2021년 개봉 예정이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와 블록버스터 대작,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감독의 손길이 닿은 작품의 개봉 후가 기대된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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