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헬스] 생강 자주 먹으면 관절염 치료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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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기에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가장 흔한 만성질환의 하나다. 무릎과 허리 등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관절에 잘 생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노화와 체중과다 등으로 관절의 연골이 닳게 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초기엔 반복적인 통증이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관절 운동의 장애와 변형 등이 나타나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증상이 심하며 특히 무릎이나 손가락 관절에서 그러하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막아줄 만한 성공적인 약물요법이 아직은 없다. 통증의 완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약물 역시 그 효과나 부작용의 측면에서 완전치 못하다.

이러한 이유로 적지 않은 환자들이 대체의학을 찾고 있는 실정이나 효과나 안정성 그리고 만만치 않은 비용을 고려할 때 의사의 입장에선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마이애미 의대 연구팀은 미국 류머티즘 학회지에 생강 추출액이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에 이로울 수 있다고 발표했다.

6주간 생강 추출액을 투여한 그룹의 무릎 통증이 가짜 약을 투여한 그룹에 비해 나아졌다는 것이다. 생강이 염증을 매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나 류코트리엔 같은 물질의 체내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4천년 전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서(醫書)에 기록되어있을 만큼 오랜 약초인 생강은 소화를 촉진시키고 순환장애를 개선하며 관절염에도 이로운 것으로 믿어져 왔다.

관절염 환자라면 생강차 등 평소 생활 속에서 생강을 자주 섭취하는 것을 권할 만하다.

그러나 과잉기대는 좋지 않다. 구체적으로 생강 속의 어떤 성분이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이다.

생강은 아직 식품일 뿐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신약은 아니다.

보통 사람보다 조금 자주 생강을 먹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의 기대가 합당하지 않나 싶다.

전재석<을지의대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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