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레드삭스-양키스…또 한편의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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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전. 어쩌면 월드시리즈보다 더 재미있고 보기 힘든 챔피언십시리즈다.

9일(한국시간) 시작하는 보스턴 레드삭스-뉴욕 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은 또 한편의 드라마다. 베이브 루스의 트레이드를 둘러싼 '밤비노의 저주'로 상징되는 두 팀의 앙숙 관계는 '로켓' 로저 클레멘스를 거쳐 이제 김병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밤비노 베이브 루스=1918년 월드시리즈를 차지한 레드삭스는 우승의 주역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레드삭스는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반면 양키스는 무려 24번이나 축배를 들었다.

레드삭스는 99년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양키스를 만나자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 위해 루스의 딸에게 시구를 맡기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1승4패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로켓 로저 클레멘스=86년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클레멘스는 팀의 기둥투수였다. 레드삭스 팬들은 스물넷의 젊은 에이스 클레멘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 1루수 빌리 버크너의 이해할 수 없는 실책이 나왔고 레드삭스는 3승4패로 졌다.

96년 시즌을 끝으로 레드삭스를 떠난 클레멘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쳐 99년 '하필이면'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자신이 숙원하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은퇴를 선언한 클레멘스는 3차전 선발투수. 레드삭스는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선발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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