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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CBDC 활용방안, 다시 생각해 볼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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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출처: 셔터스톡]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CBDC와 관련한 2020년 9월호 보고서를 공개했다. 도이체방크는 CBDC가 가까운 미래에 기존 금융의 틀을 바꿔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CBDC의 장점으로 거론됐던 유동성 및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CBDC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

도이체방크(DeutcheBank)는 9월 CIO 특별 보고서를 통해 전체적인 관점에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도이체방크는 “코로나19 위기 이후로 비대면 거래 방식이 가속화되면서 결제 분야의 블록체인 기술 연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통한 CBDC의 출현은 머지않아 실현될 수 있다. 앞으로 CBDC는 민간과 금융 기관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부여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중개인의 간섭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국경 없는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과 송금 프라이버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측면을 장점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약 CBDC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CBDC는 의문점 많아

다만 현재 테스트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 CBDC의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도이체방크는 “CBDC가 기존 현금보다 더 매력적인 요소가 되려면 효율적인 현금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화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측정·교환의 매개·가치의 저장이라는 요소를 갖춰야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CBDC가 신뢰를 구축해야 회의론자들의 시선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CBDC의 장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경 없는 결제·비용 효율적인 방식’ 등의 특징에 대한 성과가 실질적으로 촉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이체방크는 CBDC의 송금 프라이버시 개선이 그렇게 큰 장점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개인들은 프라이버시 문제보다는 편의성에 큰 의의를 둔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특히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청년들에게 프라이버시 문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의제가 이미 오랫동안 형성 됐음에도, 여전히 현금 사용량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라고 해석했다. 곧, 젊은 층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도 프라이버시보다는 편의성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이러한 측면에서 CBDC 구축은 사회·정치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며 “거시경제에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지 않는 이상 CBDC의 대중화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까운 미래에 CBDC는 중요 변수 될 것

그러면서도 도이체방크는 “결과적으로 CBDC는 가까운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아직 광범위한 CBDC 사용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분산원장을 통한 각종 CBDC 테스트는 확실히 고유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도이체방크 측의 설명이다. 기존 금융과 다른 차별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니, ‘관련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CBDC에 변수가 많다는 것이 뒤집어 생각해보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존 금융과 달리 CBDC 구축에는 민간 이니셔티브가 참여한다. 기존 법정화폐를 디지털로 긴밀히 연계하는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러한 새로운 변수들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CBDC에 대한 불확실성은 회피할 문제가 아니다. CBDC가 시행되면 소외됐던 경제 주체들의 참여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기존 통화 정책을 개선할 수 있고, 더 쉬운 거래 방식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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