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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 알고도 유세 의혹…주치의 "72시간전 진단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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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를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가 확진 밝힌 시점은 1일 오전 1시께 #34시간 뒤 첫 기자회견, 주치의 "72시간전 진단" #"3일차 뜻해" 정정했지만 준비한 원고에 오류? #주치의 말 맞는다면 확진 사실 숨기고 활동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을 밝힌 시점보다 훨씬 전에 진단됐다는 주치의의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치의는 몇 시간 뒤 보도자료를 내고 발언을 정정했지만 사전 준비한 기자회견문에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0시 54분에 트위터로 "오늘 밤 나와 멜라니아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인 1일 밤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 결과를 안 지 몇 시간 내에 이를 공개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 확진 시점은 1일 늦은 밤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코로나19 확진 전후. 그개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트럼프, 코로나19 확진 전후. 그개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로부터 약 34시간 뒤인 3일 오전 11시.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는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상태를 브리핑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에 접어드는 현재, 앞으로 질병 경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언론 질의가 거듭되자 콘리 주치의는 보도자료를 통해 72시간이 아니라 진단 3일 차에 접어든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72시간 발언이 즉석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준비해 온 기자회견문을 보면서 읽은 것이어서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CNN은 "이런 중대한 시점에 대통령 건강 상태를 브리핑하는 회견문을 그렇게 허술하게 준비했다고 믿기 어렵다"고 전했다.

콘리 주치의의 '72시간 전 진단' 발언이 맞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확진 받은 시점은 현재 알려진 것보다 38시간이나 앞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께가 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로 날아가 유세를 했고, 다음날인 1일에는 뉴저지주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확진 사실을 알고도 대외 활동을 강행하고 미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게 되기 때문에 후폭풍이 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는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리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고문이 30일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 1일 양성 판정을 받자, 그날 밤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트위터로 확진 사실을 알렸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음성 검사를 받은 시점이 언제인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의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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