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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마스크 조롱한 트럼프 확진…지지율 추격중 초대형 악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오하이오주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오하이오주에 도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되면서 국정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대통령 선거를 불과 32일 앞두고 선거 유세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발 묶인 트럼프, 바이든 추격 멈추나 

트럼프 대통령 확진으로 미국 대선은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전국 지지율은 물론 일부 경합 주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에게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규모 선거 유세를 재개하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다.

바이든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뒤지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6%포인트까지 격차를 줄였으나 확진으로 자택 격리되면서 최소 2주간 유세를 비롯한 대외 활동을 모두 접게 됐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19에 걸리고, 증상이 발현 안 되거나 약할 경우에는 집에서 격리한 뒤 14일 뒤 다시 검사를 받아 바이러스 음성이 나오면 격리가 해제되는 수순이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격리는 연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2일 예정됐던 플로리다주 유세를 취소했다. 트럼프의 주특기인 대규모 현장 유세는 격차를 좁힌 비결 중 하나였는데, 이젠 자택 격리로 선거 운동에 발이 묶이게 됐다.

당장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릴 예정이던 2차 TV 토론은 현장 맞대결도 불가능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리를 시작한 2일부터 14일이 지난 시점은 16일로, 설사 트럼프 대통령 건강 상태가 나쁘지 않더라도 15일은 외출할 수 없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위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위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노 마스크 본산' 백악관 비상

트럼프 확진으로 백악관은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은 참모들과 가족 등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촉자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대상자가 방대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백악관이 대규모 청중을 만나는 중요 행사를 잇따라 개최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수백명을 초대한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연방 대법관에 공식 지명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배럿 대법관 후보자 가족을 비롯해 참석자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없었다. 의자 간격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사회적 거리 두기도 불가능했다.

지난달 29일 후보 간 1차 TV 토론을 할 때 트럼프 대통령 직계 가족이 총출동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당시 청중석에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 부인인 질 여사도 앉아있었다.

백악관은 공간이 워낙 비좁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데다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안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 확진은 추가 확진자를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존 칼 ABC뉴스 백악관 출입기자는 "백악관에서는 마스크를 안 쓰는 게 명예 훈장인 분위기"라면서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백악관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CBS 뉴스는 지난 화요일 TV 토론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과 참모 20~30명이 전용 헬리콥터 '마린 원'에 탑승했는데, 당시 호프 힉스 고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힉스 고문은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CBS 뉴스 기자는 "마린 원은 대형 엘리베이터 안에 함께 있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조롱한 트럼프 코로나 확진, 대선 결과 영향 미칠까

마스크를 경시하고 바이든의 마스크 착용을 조롱한 트럼프의 확진이 지지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전날 "전염병의 종말이 보인다"고 연설했다.

사전 녹화한 영상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코로나 19 종식을 말한 것을 미뤄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방역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코로나 19 확산 지역에 최근 14일 이내에 다녀온 사람은 뉴저지를 방문할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 오하이오주 등을 다녀온 뒤 1일 뉴저지주에서 열린 후원 모금 행사에 참석해 뉴저지주 방역 규정을 위반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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