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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인 접종 위해? 청주의료원 직원 독감 백신 반출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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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료원 전경. [사진 충북도]

청주의료원 전경. [사진 충북도]

충북도립 청주의료원에서 병원 직원이 독감 백신을 외부로 빼돌려 접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예진표 허위 작성 후 접종 가능성 #직원 직계가족 백신 50% 할인 #보건소 “수량 다 맞춰놔…수사 의뢰”

 21일 청주 서원보건소에 따르면 청주의료원 일부 직원이 독감 백신을 외부로 가져가 가족이나 지인 등에 접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료법상 독감 백신을 맞으려면 접종대상자가 직접 의료기관을 방문해 예진표를 작성한 뒤 의사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예진표가 있더라도 의료기관 외부서 접종할 수 없다.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반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일부 직원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예진표를 대리로 작성한 뒤 약제실에서 백신을 수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청주의료원 직원이 700여 명에 달해 일일이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청주의료원은 지난 8일부터 독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서원보건소 조사가 시작된 지난 18일까지 백신 428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의료원 직원의 직계 가족은 독감 백신 비용의 50%가 할인된다. 협약기관은 비용의 10%를 깎아준다. 서원보건소는 정확한 조사를 위해 청주의료원에 출입자 명부와 독감 백신 수납 대금 자료, 병원 폐쇄회로TV(CCTV)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권영건 서원보건소 의약관리팀장은 “독감 백신 구매량과 사용량, 재고량 등 수량은 다 맞춰져 있는 상태여서 예진표 작성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조사에 한계가 있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보건소가 요구한 자료를 성실히 제출했고, 자체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관련자를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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