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짜릿한 순간은 짧고 부상은 길다´…스키 시즌

중앙일보

입력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 계절이 돌아 왔다.

하지만 새하얀 눈을 가르는 스키의 짜릿한 활강 뒤에는 온갖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스키 부상과 예방법에 대해 을지대병원 스포츠 클리닉 이광원(정형외과)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스키 부상 대부분은 다리

스키는 근력, 심폐 지구력, 유연성, 민첩성 등 신체의 종합적인 기능이 동시에 요구되는 스포츠이고 때에 따라서는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시속 100km가 넘는 고속 환경에 노출되는 스포츠이다.

따라서 항상 부상의 위험이 따르며 부상 정도도 '사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스포츠에 비해 치료기간 및 비용이 많이 요구되는 심각한 상황의 가능성이 많다.

국내에서 발표된 통계를 보면 스키 부상이 가장 많은 곳은 다리(72%)이며 팔(20%), 배(3.6%), 머리(3.1%) 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리 부상의 경우 무릎(46%), 정강이 등 하퇴부(30%), 발과 발목(16%), 대퇴부(8%) 순으로 많이 다친다.

이 교수는 '부상은 낙상과 충돌 같은 물리적 충격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추운 날씨로 인해 관절이 굳어 작은 충돌에서도 크게 다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간대로는 오후 3시쯤에 사고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시간대가 피로도가 가장 높고 한낮의 기온 상승과 햇볕으로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더 큰 부상의 원인은 자기 수준보다 높은 고난도의 슬로프에 무리하게 올라가는 것이다.

또 스키 부상의 원인 중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장비에 의한 손상. 스키와 신발(boots)을 연결하는 바인딩의 강도에 따라 부상 위험도가 들쭉날쭉하다.

넘어질 때 바인딩이 풀린 경우 팔(32%), 다리(55%)로 구성되는 부상비율이 풀리지 않으면 팔(12%), 다리(80%)로 크게 달라진다.

현재 스키의 바인딩 조절 기준은 정강이뼈 골절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무릎 관절 인대 손상 방지에는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무릎 관절 인대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키판과 신발을 고정하는 바인딩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바인딩의 강도는 스키샵에서 몸무게와 숙련도에 따라 조절해 주는데 초보자들은 여러 방향에서 분리되는 바인딩을 골라 강도를 약하게 맞추어 주는 것이 좋다.

무릎에는 4개의 인대와 2개의 반월상 연골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내측 인대와 전방십자인대 및 연골손상이 가장 흔하다.

이 경우 대개 상처 부위가 몹시 붓고 아파서 견딜 수가 없다.

부상 정도가 가벼운 경우 시간이 지나면 부종과 통증도 가라앉는다.

◇사전 준비운동과 피로 시 휴식 중요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관절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므로 활강중 넘어져 무릎이 아프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릎관절의 연골이나 인대 손상 시 4∼5일이 지나 통증이 사라졌다고 무심히 지나쳤다가 뒤늦게 무릎관절염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부상 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장비의 개선으로 인한 다리 손상의 감소와는 반대로 스키 인구의 증가에 따라 상체 손상의 비율이 증가해 어깨 관절 손상은 전체 손상의 약 8%를 차지하며 여기엔 어깨 관절 탈구, 골절 등이 포함된다.

스키 부상을 줄이기 위한 부상 예방 수칙을 든다면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길 것 ▲충분한 체력을 유지할 것 ▲필요한 장비를 모두 준비하고 점검을 소홀히 하지 말 것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말 것 ▲슬로프의 안전 점검을 미리 할 것 ▲피로 시 즉시 스키를 중단할 것 ▲음주 상태에서는 스키를 타지 말 것 ▲시작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할 것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과거 부상의 공포감에서 벗어날 것 등이다.

◇부상 후 조치 방법

부상자 발생 시에는 전문의학 지식이 없는 경우 부상 부위를 함부로 만지거나 흔들면 안 된다.

상처 부위를 절대 건드리지 말고 환자를 안정시킨 후 부목이나 보조도구를 이용해 상태 그대로 고정시켜 전문 의료진에게 신속히 이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인체 구조상 중요 조직인 혈과, 신경들은 깊숙한 곳의 뼈 조직에 의해 가려져 있기 때문에 뼈가 부러지더라도 해부학적으로 이들 조직을 보호하게끔 되어 있다'며 '부상 부위를 함부로 다루다보면 주요 조직이 다쳐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