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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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란 어떤 아이를 말합니까?

"우리 애는 감기를 달고 산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쩔 수 없어 만나게 되는 게 감기입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어린이가 1년에 앓는 감기의 횟수를 6∼8번 정도이고 1년 동안 감기를 앓는 횟수가 아이들마다 모두 똑같을 수는 없으므로 감기를 달고 산다는 것은 엄마가 보기에 우리 애가 주위의 다른 애들보다 훨씬 더 자주 감기에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말 감기를 자주 앓는 아이들이란 감기에 걸린 기간과 걸리지 않는 기간과의 사이가 분명치 않을 정도로 앓고 있어 그야말로 끊임없이 감기를 달고 사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른바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란 바로 이런 아이를 일컫는 것입니다.

감기란 무엇인가?

흔히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감기가 원인이 되어 다른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도 감기를 제때 치료하지 않거나 또 다른 병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우리가 감기로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은 감기가 아닌 다른 병인 수가 많습니다.

감기를 의학적인 용어로 풀이하면 '코와 목 등 상기도에 생기는 염증'을 말합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로 감기라고 한다면 기침이 심하지 않고 가슴에 가래 끓는 소리도 나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기침을 많이 하거나 가래 끓는 소리가 나면 이미 감기가 아니라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있지 않나 의심하여 보아야 합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에는 어떠한 것이 있습니까?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이 앓고 있는 병들 중에는 그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할 뿐 사실은 감기가 아닌 병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평소에 앓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니까 감기인 줄로만 알고 방심하였다가 낭패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에는 기관지 천식, 모세기관지염,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부비동염, 기도 이물, 흡인성 폐렴, 결핵, 만성 기관지염, 기도 연화증, 기도 기형, 기관지 확장증, 면역기능 저하증, 영양 부족증, 뇌손상, 습관성 기침 등이 있습니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은 어떻게 치료 예방해야 하는가?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중에는 진짜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아닌 경우도 많으므로 아이가 정말로 감기에 걸린 것인지, 또는 감기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다른 병에 걸린 것이지를 파악하는 것이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첫 단계라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는 가능하면 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앞에서 말했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병은 아닌지 알아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하겠고, 세번째는 호흡기 질환 중에는 근본적인 원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럴 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를 대증 요법이라고 부릅니다.

또 원인 치료를 받는 환자라 하더라도 대증 요법을 같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가래가 잘 나오도록 하는 호흡 물리요법 같은 것은 호흡기 질환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네번째 적절한 호흡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호흡기 관리 방법에는 호흡이 곤란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 기도에 습기를 공급하기 위해 물을 마시게 하거나 정맥으로 수분을 주입하는 것, 가습기를 사용하여 기관지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것, 기관지 확장제를 먹여 기도를 넓혀 주는 것, 거담제를 먹여 가래를 묽게 하는 것, 몸의 위치를 변화시키거나 등을 두드려 가래가 자 f나오도록 하는 호흡 물리 요법 등이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호흡기 질환은 나이가 어릴수록 그 구조나 기능이 잘 낫지 않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성장하면서 호흡기의 구조와 기능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가벼워지거나 쉽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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