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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무료접종 전격 중단…“일부 냉장 않고 옮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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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가독감예방접종 사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8세 이하 오늘부터 접종 앞두고 #질병관리청 밤 11시 긴급 공지 #품질 검증한 뒤 접종 재개키로

질병관리청은 “22일 시작하는 18세 이하 청소년·아동의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연기하고, 8일 시작한 영아 2회 접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질병청은 21일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날 밤 11시 백신 접종 중단을 긴급 공지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알리는 바람에 22일 의료기관에서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이미 백신을 맞은 아이가 적지 않아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22일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13~18세 대상의 물량이다.

신혜경 질병관리청 백신수급과장은 “백신이 생산에서 접종까지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가 백신을 차에서 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를 어겼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차 문을 열고 백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냉장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면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접종 계획을 보류했다. 질병청은 이미 접종을 시작한 영아에게 사용된 백신에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난 8일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하는 어린이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여기에 공급한 백신은 중단 대상 물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에게서 이상 반응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문제가 된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으며, 이미 공급된 백신은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질병청이 의뢰한 문제의 백신을 시험 검사해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2일 시작하는 임신부 및 만 18세 이하와 기존 2회 접종 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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