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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장으로 읽는 책

고승연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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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Z세대가 경험한 세계는 이렇다.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은 흑인이고 국무장관은 여성, 세계 최고 글로벌 기업 CEO는 동성애자, 유럽 주도국의 총리는 여성인 곳. 이런 세계를 살아 온 이들에게 인종, 성별, 성 정체성은 개개인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차별할 문제가 아니다. 즉 차이를 문제 삼거나 이슈화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 된다.

고승연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한국패션유통정보원 전략기획팀이 2018년에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조사 결과 Z세대의 73%는 동성 결혼에 찬성하고, 74%는 트렌스젠더 평등권을 지지하며, 66%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 즉 성별 초월에 찬성한다.” 한국 얘기가 아니라고? 물론 이보다는 보수적이겠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밀레니얼세대의 바로 아래 세대, 즉 1996~2010년생을 일컫는 Z세대는 세상을 더는 ‘진짜 오프라인과 가상의 온라인’으로 나눠 인식하지 않는다. 태어나보니 온라인이 디폴트인 세상, 온·오프라인의 혼재가 ‘리얼’이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서 국적·성별·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교류하는 최초의 ‘지구인 정체성’도 갖게 됐다. K팝 스타를 이국인 아닌 동시대인으로 받아들이는, BTS 신드롬도 여기서 시작됐다.

거의 모든 일상을 사진 찍어 올리니 Z세대에게 ‘사진 찍히지 않았던 건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란 말도 있다. 역대 10대 중 일탈이 적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북저널리즘’을 표방한 짧은 책이지만 Z세대 해독에 도움이 된다.

양성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