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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가볍고 투명하다, 드로잉 같은 조각...정광호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정광호, The Leaf 10580, 2010, Copper Wire, 180x270x10cm.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The Leaf 10580, 2010, Copper Wire, 180x270x10cm.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The Leaf 89205, Copper Wire, 205x205x10cm.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The Leaf 89205, Copper Wire, 205x205x10cm. [사진 조현화랑]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정광호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정광호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정광호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정광호 개인전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작가는 가느다란 구리 철사를 엮어 작품을 만든다. 사진은 작품의 클로즈업 컷.[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작가는 가느다란 구리 철사를 엮어 작품을 만든다. 사진은 작품의 클로즈업 컷.[사진 조현화랑]

조각이라고 부르기엔 드로잉 작품처럼 가느다란 선(線)이 두드러지고, 그림이라고 하기엔 풍부한 공간을 안에 품었다. 그 무엇으로 불리든 정광호의 작품은 선 반, 여백 반이다. '비(非) 조각적 조각’으로 조각·회화·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광호(61)의 개인전이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공중에 가볍게 부유하듯이 자유로운 느낌의 조각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 달맞이고개 조현화랑 #정 작가 10년 만의 개인전 #표면이면서 골격인 작품들 #그림자까지 한 편의 그림처럼

신작 12점과 영상 작업 '움직이는 그림'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정 작가의 10년 만의 개인전이다. 가는 구리선을 엮어서 속이 비치는 형태의 조각 작품을 만들어온 그는 2009년 서울 연희동 프로젝트에서 연 개인전을 마지막으로 개인전을 열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이전에 선보였던 나뭇잎, 꽃, 항아리 등을 모티브로 한 작업을 총정리하듯이 모두 공개했다. 물고기, 풍경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눈에 띈다. 구리철사로 엮어서 완성하는 작품은 섬세하고 우아한 선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 작품 내부와 외부를 훤히 드러내며 연결하는 선은 대상의 표면인 동시에 골격의 존재를 드러내며 전시공간의 벽면이나 바닥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정광호, The Pot 13272, 2013, Copper Wire, 72x72x70cm.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The Pot 13272, 2013, Copper Wire, 72x72x70cm. [사진 조현화랑]

The Landscape, 2010, Copper Wire, 130x180x8cm. [사진 조현화랑]

The Landscape, 2010, Copper Wire, 130x180x8cm. [사진 조현화랑]

조각 작품과 영상 작품이 함께 보이는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조각 작품과 영상 작품이 함께 보이는 전시장 전경. [사진 조현화랑]

작가가 "비조각적 조각(Non-sculptural sculpture)"이라고 명명한 그의 작품들은 '반전'의 미학을 담고 있다. 그는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대상의 골격만 남기고 물리적인 표면을 비워냄으로써, 흔히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관람객들은 실제로는 가까이 들여다보아야만 눈에 띄던 나뭇잎의 섬세한 잎맥이나 도자기 항아리 표면의 오묘한 빙열을 전시장에서 큰 작품으로 마주하는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되는 것. 나뭇잎과 물고기, 그리고 항아리 등은 한없이 가벼운 존재가 되어 마치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영상 작품 '시슬리와 함께(With Sisley)'도 선보인다.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알프레드 시슬리(Alfred Sisley)의 작품을 오마주한 이 작품은 4분 53초 분량으로, 작가가 새롭게 도전해온 작업의 결실이다.

정광호 작가는 현재 공주대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진 조현화랑]

정광호 작가는 현재 공주대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진 조현화랑]

작가는 1959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국립 공주대학교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8년 금호미술관과 네덜란드 스테데릭 박물관에서 전시를 연 이후 2003년 독일 뮌헨 갤러리 토마스, 2006년 프랑스 파리 뤼멘 갤러리 등지에서 전시를 열었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한림미술관, 선재미술관, 호암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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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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