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증상 시민 검사했는데 확진…'조용한 전파' 우려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내에서 '조용한 전파(스텔스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선제대응하겠다”며 증상이 없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검사를 한 가운데 첫 확진자가 발생해서다. 서울시는 "선제 대응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지속해서 선제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의료기관 종사자 2만5246명 선제검사 #추석과 개천절 등 연휴기간 집회 강경대응

 서울시는 17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선제검사를 통해 처음으로 확진자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무증상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15일의 일이다. 이태원 클럽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조용한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8544명 시민 검사해 1명 확진자 발견 

 서울시는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로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검사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주민등록상 서울 거주자에 한해 한 주 1000명을 사전 신청을 받아 검사했고, 선착순 모집으로만 받았다. 지난 6월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8544명. 이 가운데 지난 14일 검사를 받은 한 시민이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아 선제검사를 통한 첫 감염자 확인 기록이 됐다.

 서울시는 “일반 시민 선제검사에서 첫 감염자가 발견된 것으로 코로나19 지침에 의거, 격리 및 치료 등 후속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 발생 현황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데 지역사회에 상당한 수준의 잠복된 감염이 존재한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서울시 의료기관 2만5246명 선제검사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실제 감염을 확인한 서울시는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선제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시는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의료기관의 감염 방지를 위해 확진자가 발생한 8개 구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진과 종사자 등 2만5246명에 대해 선제검사를 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 시민도 신청만 하면 7개 시립병원에서 무료로 선제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해당 주에 마감되면 다음 월요일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원하는 시민 모두 검사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세브란스병원 '간병 차 방문'으로 확산했나

 서울시는 이와 함께 “세브란스병원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일부 연관성이 밝혀졌다”며 간병 방문을 확산 경로로 지목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9일이다. 병원 영양팀 배식담당 직원 등이 감염돼 환자 4명과 의료진 1명, 병원 직원 17명이 감염됐다. 또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이 13명이 감염됐다.

 서울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병원에 입원한 가족 간병을 위해 방문했던 '고양시 방문자'가 감염 연결고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가족의 간병을 위해 보호자로 병원에 온 방문자로 인해 고양시에서도 11명의 감염이 발생했고, 역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고양시에서 발생한 11명의 감염자를 세브란스병원 감염자 수에 포함해 총 46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최초 감염자인 영양팀 소속 직원이 환자들에게 배식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한 것은 확인했지만, 장갑 착용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병원 퇴원자 54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총 2365명에 대해 검사를 했다. 최초 확진자를 제외한 양성 환자는 45명으로 나머지 2320명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지난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집회 신고 128건, 41만명…강경 대응
 서울시는 또 17일 기준 추석과 개천절, 한글날로 이어지는 연휴 기간인 오는 10월 11일까지 신고된 집회가 128건에 약 41만명 규모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에 의거해 집회 신고를 한 기관과 단체에 공문을 발송해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며 “원천 차단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15 도심 집회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만큼 이번 연휴 기간에는 10인 미만 집회 신고라 하더라도 감염 우려가 있는 경우엔 집회 금지를 통보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평소 기저질환이 있던 80대 서울 거주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해 43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