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호흡기 질환의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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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해져 우리 신체가 온도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고 이미 앓고 있는 호흡기 질환이 악화되어 심한 호흡부전에 빠져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환절기에 잘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과 악화되기 쉬운 기존의 호흡기 질환의 관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감 기

감기는 일생동안 한 사람이 약 300번 정도 앓는다고 한다. "그냥 두면 7일이면 낫고 치료하면 1주일이면 낫는다"는 말처럼 건강한 사람은 자연적으로 치료되나 어린이와 노약자에게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기존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감기의 종류는 감염되는 부위에 따라 크게 코감기, 목감기, 기침감기, 몸살감기 등으로 구분되며, 일반적으로 감기에 의한 기침은 약 3주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기침 감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만성 기침의 원인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몸살감기는 고열과 근육통을 동반하며 폐렴, 폐농양, 폐결핵 등의 첫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역시 10일이나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독 감

독감은 말 그대로 독한 감기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 2가지는 섭씨 39도 이상의 고열과 전신 근육통으로 주로 가을에서 초봄까지 잘 발생한다.

처음 독감의 유행은 1918년 스페인에서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이 당시 약 2,0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하며 이 숫자는 제1차 세계 대전 때의 사망자 수와 비슷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독감이 한번 유행을 하게 되면 그 전염성과 독함 때문에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과 비슷하다.

비교적 효과적인 예방법 가운데 하나는 예방 접종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적당한 휴식 정도로도 충분히 예방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나 어린이, 감염되기 쉬운 의료계 종사자들, 만성 질환 환자들은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 접종은 일년에 한번씩 하여야 하며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는 데는 4개월 내지 5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9월이나 10월쯤에 예방 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폐 렴

감기나 독감을 앓으면서 가끔씩 합병되는 것이 폐렴이다. 증상은 오한과 고열이 있으면서 전신 근육통이 있고 누런 객담이 나오며, 심하면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폐렴은 치료를 하지 않거나 늦어지는 경우 폐혈증이나 성인형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가 있으므로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관지 천식

환절기에 기존의 천식이 악화될 수도 있고 감기나 독감의 합병증으로 새로운 천식이 생길 수도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상기도 감염 즉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증상은 기침, 객담, 목에서 들리는 쌕쌕하는 천명음의 3대 증상이 있고 진단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으며 감기나 독감 후에 기침이 지속적으로 남아 있으면 감기나 독감으로 인한 천식의 합병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환절기의 천식 치료는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을 피하고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 방법이겠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으로 기관지가 좁아지는 질환 중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라 한다. 이 질환은 90% 이상이 흡연에 의한다.

두 질환 모두 호흡곤란, 기침, 객담 등을 호소하며, 치료는 기관지 확장제, 항생제, 산소흡입 등과 같은 전문적인 방법 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들은 환절기에 감기나 독감에 잘 감염되기 쉽고걸리게 되면 치명적인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매년 독감에 대한 예방 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기관지 확장증

기관지 확장증은 기관지가 폐렴이나 폐결핵 등을 앓은 후유증으로 기관지가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확장된 폐질환이다. 증상은 누런 객담이나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며, 진행되면 호흡곤란이 생기고 객혈이 생기기도 한다.

기관지 확장증도 환절기에 감기나 독감에 이환되면 호흡곤란과 객혈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독감 예방 접종을 가을에 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다.

환절기에는 기온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새로운 호흡기 질환이 발생되거나 기존의 호흡기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습관, 영양섭취, 운동 및 독감의 예방 접종 등과 같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예방법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호흡기 질환에 대한 많은 치료약이 개발되었지만 폐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다. 금연은 흡연으로 인한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 천식, 기관지 확장증, 폐결핵, 폐암 등과 같은 폐질환이 갑작스럽게 악화되거나 오랫동안 서서히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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