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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지휘관 “청탁 있었다” 추미애는 “검찰개혁 완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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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호 01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가 군 복무 때 특혜성 병가와 휴가를 썼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용산 자대 배치 문제와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관련해 청탁이 있었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됐다. 서씨가 카투사로 복무할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던 이철원 대령(예비역)이 11일 실명으로 입장문을 내고 “서씨를 용산에 배치해 줄 수 있느냐는 청탁 전화가 있었다는 보고를 참모 중 한 명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령은 이날 입장문에서 “다른 참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절 청탁에 휘둘리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신병교육 수료식에 참석한 400여 명의 가족 앞에서 청탁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당부한 것은 청탁 관련 참모 보고를 의식한 때문”이라며 “서씨 가족분들만 별도로 접촉해 얘기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철원 카투사 전 지원단장 입장문 #“참모가 전화 받았다고 보고해” #수사 보고 받지 않겠다는 추 장관 #“검찰은 역할찾기에 적극 나서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참모들로부터 서씨 관련한 청탁 전화가 여러 번 오고, 2사단 지역대에서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후 제비뽑기로 통역병을 선발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실은 통역병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다는 이 전 대령과의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전 대령은 “당시 (서씨 통역병 선발 청탁 관련) 정책보좌관들의 횡포가 심했다. 국방부 장관실에서 내부 조사를 벌이고도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내가 (장관실에) 다시 설명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었다. 당시 청탁한 인물로 거론되는 민주당 출신 정책보좌관 A씨는 “통역병 선발 절차를 문의했을 뿐”이라고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추 장관 아들 변호인단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탁한 곳과 관련 인사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령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9~10일 서씨 의혹을 둘러싼 군 관계자 4명을 소환 조사하는 등 뒤늦게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휴가 승인권자였던 예비역 중령 A씨, 당시 ‘당직 사병’으로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대 복귀를 종용했다는 제보자, 추 의원실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 등 대위 2명을 조사했다. 검찰은 부대 관계자 진술을 대조해 서씨의 휴가 연장 경위를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청탁이나 외압이 있었는지 아닌지를 파악하고 있다. 서씨는 군무 이탈·근무 기피 목적 위계 혐의, 추 장관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추 장관은 이날 전국 일선 검사들에게 e메일을 보내 “국민의 시대적 요구는 검찰개혁을 제대로 완수해달라는 것”이라며 “검찰은 수사권 개혁의 과정에서 개혁을 당한다는 피동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인권의 보루로서 사법통제권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한 역할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7일 SNS를 통해 “(아들 수사와 관련해) 그동안 사건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손국희·정진호·편광현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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