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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촉진’ 김영란법 상한 ‘업’···나훈아 랜선공연은 서버 ‘다운’

중앙일보

입력

추석 연휴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귀성 자제'를 권고하면서 '언택트 시대' 명절의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귀성길 열차는 사상 처음으로 '창가 쪽 자리'만 착석이 가능하도록 예매가 진행됐고, '어머니들의 영원한 오빠' 가수 나훈아도 생애 첫 비대면 공연을 펼친다.

[그래픽텔링]

① 귀성 열차는 '창가 좌석'만 예매 가능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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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번 추석 귀향 열차 내 승객 간 거리 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발매했다. 이에 따라 총 공급 좌석이 200만석에서 100만석으로 절반이 줄었다. 예매 기간인 지난 1일(경로·장애인)과 8∼9일 사흘간 총 104만석을 대상으로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 결과, 47만석이 판매됐다. 지난해 추석 당시 팔린 85만석의 55.5% 수준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창가만 발매하면서 공급 좌석을 줄였으나, 예매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정부 권고에 따라 귀성을 포기하거나 자가용 등 다른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명절마다 시가를 방문하기 위해 열차를 이용했던 임모(30)씨는 "아이도 어리고, 다중이용시설인 열차에서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열차는 타지 않기로 했다"며 "명절 때만 시부모님을 뵙다 보니, 이번엔 피곤하더라도 자차를 이용해 이동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②'김영란법' 농축수산물 선물 금액 상한 올라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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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 여파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농축수산업계를 위해 '김영란법'의 금액 상한선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공직자들이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농산물은 한우, 생선, 과일, 화훼 등이며 농축수산 가공품은 홍삼, 젓갈, 김치 등 농수산물을 50% 이상 사용해 가공한 제품이다.

권익위는 "코로나19에 따른 방역대책과 태풍 등으로 농축수산업계의 피해가 심각해진 데 따른 민생 안정대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친지들을 직접 만나 인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추석 선물세트'의 사전 예약이 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 매출이 지난해 추석 때보다 67.6% 늘었으며, 롯데백화점은 36%, 신세계백화점은 13.6% 증가했다고 밝혔다.

③문화공연도 언택트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어르신들을 겨냥한 공연도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KBS는 오는 추석 방영될 '나훈아 특별공연'의 녹화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 1000명에게만 나훈아의 '랜선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방청객은 사연을 제출한 뒤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 지난 1일에는 방청 신청 오픈과 동시에 미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신청이 몰려 홈페이지 서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나훈아 공연 자체가 엄청난 이벤트인데, 관객들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라이브로 연결이 된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며 "거리 두기로 문화행사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대중들의 갈증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이 비대면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④"올 추석엔 직계가족만 볼 것"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가 바꾼 추석 풍경.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편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서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고객 15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추석에는 직계가족들끼리만 보내겠다'는 응답이 47%에 달했다. '가족과 친척 모두 만나지 않겠다'는 응답도 18%였다.

'어르신들의 눈치가 보이니 강제 이동 금지 제한을 시행해달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추석 명절 기간 락다운(Lock down)과 장거리 이동제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명절 활동을 자제하고 싶어도, 주위 어른들, 부모들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집이라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명절 모임 참석을 강요하는 예도 많다"며 정부를 향해 "일부의 비난이 있더라도, 공익 차원에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6기 기준 5만 8562명의 동의를 얻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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