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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마법사 군단…첫 가을야구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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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7월 초까지 9위였던 KT는 이달 6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이제는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 [뉴스1]

7월 초까지 9위였던 KT는 이달 6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이제는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도전한다. [뉴스1]

마법의 가을이 다가온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간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노리는 KT #선두 NC와는 불과 4경기 차 4위 #외국인·노장·불펜 등 고른 활약

KT는 요즘 지는 법을 잊었다. 이달 들어 6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55승1무43패. 7월 초까지 9위였던 순위도 쭉쭉 올라갔다. 두산 베어스(55승3무43패)와 공동 4위. 이 기세라면 더 위로도 올라갈 수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는 4경기 차, 3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2.5경기 차다. KT는 2013년 제10 구단으로 창단해, 2015년 1군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가을야구를 한 적이 없다.

시즌 초반 KT는 삐걱댔다. 마운드가 불안했다. 지난해 13승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개막 2연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던 신인 소형준도 금세 페이스가 떨어졌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도 불펜에서 무너지는 일이 특히 빈번했다. 5월에는 역전패만 6번 당했다. 마무리를 맡았던 이대은은 2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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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전문가인 이강철 감독은 재빨리 팀을 재편했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김재윤에게 뒷문을 맡기고, 주권이 7, 8회를 맡았다. 주권이 다소 많은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그러는 사이 다른 불펜투수들이 안정을 찾았다. 주권은 이영준(키움)과 함께 홀드 공동 1위를 달리며 생애 첫 타이틀에 도전 중이다.

외국인 투수들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올해 영입한 쿠바 국가대표 출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에이스 역할을 했다. 데스파이네는 변칙적인 투구 폼으로 타자들을 현혹했다. 승리를 차곡차곡 쌓은 데스파이네는 어느새 다승 공동 1위(13승)까지 올라섰다.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쿠에바스도 회복했다. 5일 고척 키움 전에선 8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KBO리그 첫 완봉승 직전까지 갔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했던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한때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렸다. 현재는 홈런(36개), 타점(98개), 장타율(0.702) 1위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노릴 만하다. 강백호는 이제 어엿한 팀의 간판타자다. 7월에 타율 0.252, 홈런 2개로 다소 부진했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장타를 쏟아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951로 데뷔 이후 가장 높다.

강백호를 1루수로 이동시키고, 배정대를 중견수로 쓴 것도 성공적이다. 2014년 프로 입단한 배정대는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11홈런, 48타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살린 중견수 수비도 일품이다. 강백호의 수비 부담을 덜고, 배정대의 공격 능력을 발견한 ‘신의 한 수’가 됐다.

베테랑의 활약도 여전하다. KT는 2019년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인 베테랑 2루수 박경수(36)와 재계약했다. 지난겨울에는 유한준(39)도 붙잡았다. 나이는 많아도 자기 관리에 철저한 점을 믿었다. 두 선수 모두 출전 시간이나 힘이 전성기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제 몫을 하고 있다. 팀 OPS도 NC(0.829)와 두산(0.807)에 이은 3위(0.800)다.

6일 고척키움전은 KT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KT는 이날 구원투수를 9명이나 넣는 ‘불펜 데이’로 경기에 나섰다. 키움은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내보냈다. 결과는 KT의 8-7 승리였다. 구원투수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 버텼고, 타자들은 필요할 때 점수를 올렸다. 결승타를 친 유한준은 “선수들이 요즘 포기하지 않고 이기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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