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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민들, 보안법에도 대규모 거리 시위…289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현지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현지 경찰들이 시민들에게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안법 시행 이후 움츠리는 듯했던 홍콩 시민들이 6일(현지시간) 거리 시위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연기된 홍콩 입법회 선거 당일에 맞춰 시위를 연 것이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였던 이날 시위로 289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입법회 선거 연기에 반발해 반정부 시위 #'홍콩 독립' 외쳤다 보안법 위반 체포되기도 #7월 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 시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6일 시위는 홍콩 조던 지하철역 인근에서 시작돼 몽콕, 야우마테이까지 번졌다. 이날 시위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전 계획돼 진행됐다. 시위 초반 현지 경찰은 무단 집회 참석은 불법이며, 이번 시위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키운다며 거듭 경고했다. 하지만 집회 인원은 계속 늘어났고,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홍콩 몽콕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 스프레이를 살포했다. 거리 곳곳에선 "‘홍콩 독립’을 위치는 시위대는 홍콩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적힌 보라색 깃발이 걸리기도 했다. 이어 사복 경찰들이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물병을 던지는 시위대에게 곤봉을 휘두르는 경찰관도 있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시위가 홍콩 내 반중국 행위를 금지·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7월 1일 이후 규모가 가장 큰 반정부 시위라고 전했다.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현지 경찰이 '홍콩 독립' 구호가 홍콩 보안법 위반이라는 경고가 담긴 보라색 깃발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현지 경찰이 '홍콩 독립' 구호가 홍콩 보안법 위반이라는 경고가 담긴 보라색 깃발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지 경찰은 6일 시위로 28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다수인 270명은 불법 집회 혐의로 체포됐다. 이밖에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공공질서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 등으로 10명이 체포됐고, 경찰 폭행 혐의 등으로 체포된 시위대도 있었다.

이날 체포된 시위대 중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사람도 1명 있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이 여성은 홍콩 야우마테이의 시위 현장에서 ‘홍콩 독립’ 구호를 외친 혐의를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선 유명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웡은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것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경찰에 체포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웡은 홍콩보안법 철회와 홍콩 입법회 선거의 즉각적인 실시 등 4가지 요구를 제시하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6일 성명을 내고 “이처럼 허가되지 않은 집회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이번 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홍콩입법회 선거 연기를 결정한 정부의 결정은 합리적이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7월 31일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9월 6일 치를 예정이던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하지만 당시는 범민주 진영인 야당이 입법회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던 시점으로, 홍콩 민주화 진영은 선거 연기가 친중파의 정치적 술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 8월 1일 성명을 내고 “선거를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미룰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서 “선거는 (예정일이었던) 9월 6일에 가깝게, 그리고 홍콩 국민의 의지와 열망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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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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