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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심장병 급증

중앙일보

입력

선진국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심장병이 개도국에서 급증 추세를 보이면서 세계 심장병 사망자의 80%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고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세계심장 포럼'(WHFGCP)이 1일 밝혔다.

세계심장 포럼은 이날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심장병학회 연례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현재 개도국들의 심장병 발병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이를 막기 위한 세계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심장 포럼은 특히 아시아인들은 수명이 길어지고 악성 전염병과 기아의 시대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시대로 옮겨감에 따라 심장병 사망률이 세계의 50%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범아프리카 심장병학회 회장인 발림좀 무나 박사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심장병 사망률이 10%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밝히고 아프리카 하면 전염병을 떠올리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심장병같은 만성질환이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무나 박사는 지적했다.

문제는 개도국이 점점 도시화되고 있는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 과학실장 시드니 스미스 박사는 흡연, 운동부족, 비만이 개도국에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개도국의 심장병 급증과 관련해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한 연구보고서는 남아시아인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흡연, 좋지않은 식사습관, 운동부족 등에 유난히 예민한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 인구보건연구소의 샐림 유수프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인들은 같은 정도의 동맥손상에도 유럽인 보다는 2배, 중국인 보다는 3배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수프 박사는 이는 동맥에 형성되는 플라크의 구성요소가 지역사람들마다 다르거나 특정지역 사람들이 플라크가 잘 형성되고 또 잘 떨어져 나가거나 아니면 플라크를 혈전으로 전환시키는 다른 위험요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프 박사는 혈전 형성을 촉진하는 화학물질의 혈중농도가 남아시아인들이 유럽인이나 중국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이는 음식을 요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은 야채를 가볍게 익혀 먹고 유럽인들은 익히지 않은채 그대로 먹는데 비해 남아시아인들의 요리법은 음식속에 들어있는 심장병 차단 영양소인 엽산과 비타민 B12와 B6을 상당히 파괴하게 된다고 유수프 박사는 지적했다. (스톡홀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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