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최고혈압 경시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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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의사를 찾아가 처방을 받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의사들의 최고-최저 혈압 평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가정의학과의 배로리 패블릭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8월16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고혈압 환자이면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경우는 최고(수축기)혈압이 다소 높고 최저(확장기)혈압은높지않은 나이 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히고 이들은 의사를 찾지만 의사들이 최고혈압이 다소 높은 것을 가볍게 평가해 처방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블릭 박사는 1만6천95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처방에 의해 혈압을 조절하고 있는 환자는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문제는 의사를 찾지만 의사가 처방을 해 주지않은 나이든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패블릭 박사는 나이든 사람들은 나이에 따라 나타나는 혈관의 변화 때문에 최고혈압이 140이상이고 최저혈압은 90이하인 것이 보통이라고 밝히고 문제는 의사들이 최저혈압이 90이상인 경우는 처방을 하고 최고혈압이 140이상인 환자에게는 아무런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결과에 대해 시카고에 잇는 러시-장노회 성 누가병원의 헬리 블랙 박사는 혈압이 60/180인 사람이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최고혈압을 낮춰야 한다는 많은 임상실험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이 결과들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대학 의과대학의 애럼 초바니안 박사는 최고혈압의 상승은 뇌졸중, 심장마비, 심부전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으며 최고혈압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초바니안 박사는 의사들이 나이든 사람들의 최고혈압 상승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최고혈압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치료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최고혈압을 과도하게 낮추는 경우 특히 연노한 사람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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