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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업무개시명령에…의협 "무기한 총파업으로 강력히 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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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의료계와 정부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접점을 찾은 듯하다 끝내 합의가 불발된 가운데 막판 합의안을 의료계가 거부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사실관계와 다르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 '의료계가 합의문 거부, 입장 번복' 주장에 #의협 "사실관계 달라"…업무개시명령으로 피해 시 무기한 파업

최대집 의협 회장은 총파업 첫날인 26일 오전 의협 유튜브 채널(KMA-TV)에 출연해 “정부와 의협의 최종 합의안이 만들어졌는데 전공의들의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관계가 완전히 다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측 제안문을 정부와 의협의 합의문이라고 언론에 제시했으면 정부 측에서 기본적으로 신뢰관계에 문제가 생길 만한 정확지 않은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스1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스1

앞서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 정책의 철회 또는 원점 재검토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다 결국 합의된 내용을 번복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합의문 안을 거부하고 집단휴진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의협은 이미 상호 동의한 합의문 안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고 집단휴진을 계속하겠다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 가지 사항을 담은 합의문도 자료에 공개했다.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중단하고 이후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협과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으며 4대 정책의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고 명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관련 브리핑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관련 브리핑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뉴스1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마지막 순간 의사협회와 합의를 이뤄 쟁점정책 추진과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동의한 적도 있었으나, 전공의협의회의 투쟁 결정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의협이 합의문까지 작성해놓고 막판에 입장을 번복한 것처럼 비쳤다.

최 회장은 그러나 정부와의 협상 막전막후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정부가 공개한 문안은 합의된 것이 아니며, 하나의 제시안이었고 이에 따라 내부 검토가 필요했던 사항이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4일 저녁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서 새벽 3시 반까지 여러 가지 논의해서 정부 측의 최종 제안문을 확정한 것”이라며 “(정부 측에서)제안문을 제시했고 많은 의견일치를 봤기 때문에 의협이 동의하면 합의문을 작성하자고 했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하고 특히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전공의의 의견을 충분히 물어야 한다고 제안해서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의 제안문은 정부와 의협의 합의안이 아니라 서로 간의 검토와 수정을 거쳐 최종합의안으로 가기 위한 안이었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가 제안한 안이 대전협 대의원 총회에서 부결됐고 전체적인 회원 여론이 해당 제안문의 내용은 상당히 진일보했지만, 아직 수용할만한 의견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2차 총파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간담회에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간담회에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꺼내든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해서도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맞불을 놨다. 최 회장은 “(업무개시명령)이 자체가 악법”이라며 “의사들의 단체 행동권을 부정하는 위헌적 악법으로 조만간 위헌소송 등을 통해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제이사 통해서 상세한 지침을 만들어 배포할 것”이라며 “한 사람이라도 형사고발을 당한다면 13만 회원 회장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 반드시 무기한 총파업을 통해 강력한 저항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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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원격진료 등 정부의 4가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28일까지 2차 총파업에 나선다. 이번 파업에는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와 전임의, 개원의까지 참여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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