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립' 나선 베를린영화제, 주‧조연상에 남녀 구분 없앤다

중앙일보

입력 2020.08.26 11:17

지난 3월 막을 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을 수상한 이란 출신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즈 노 이블'(There Is No Evil). [AFP=연합뉴스]

지난 3월 막을 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을 수상한 이란 출신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즈 노 이블'(There Is No Evil). [AFP=연합뉴스]

내년 71회를 맞는 베를린영화제가 최우수 연기상에 대한 남녀 구분을 폐지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 이후 고취된 성중립 의식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UPI 통신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가 내년부터 은곰상인 최우수 주연상을 남녀 구분 없이 하나로 통합 수여한다고 전했다. 남우‧여우 조연상 역시 최우수 조연상으로 통합된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마리에트 리센벡과 카를로 카트리안은 “영화산업계에서 성인지 의식을 더 개선하기 위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주요 국제영화제 가운데 ‘젠더 프리’ 연기상을 도입하는 것은 베를린이 처음이다.

1951년 서독에서 출범한 베를린영화제는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린다. 연기 주‧조연상은 1956년 남녀에 각각 도입됐다. 한국에선 배우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2017년 제67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 트로피를 받은 김민희. [베를린 AP=뉴시스]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은곰상) 트로피를 받은 김민희. [베를린 AP=뉴시스]

이와 함께 베를린영화제는 초대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딴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폐지하기로 했다. 독일 표현주의 영화기법을 도입한 감독인 알프레드 바우어는 나치에 부역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3월 예년보다 규모를 축소해 열렸던 베를린영화제는 현재로선 내년 2월 영화제를 예정대로 연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포함하는 새로운 아카데미상 수상 자격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은 흑인 및 여성이 만들고 주연한 영화를 외면해 ‘백인 남성들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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