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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낮추면 뇌졸중 '예방 가능'

중앙일보

입력

뇌졸중을 겪은 사람들에게 '혈압강하제'와 '이뇨제'를 복용케함으로써 해마다 50만건이상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시드니대의 존 챔버스(Chambers)박사가 보고했다고 연합통신과 로이터스가 지난 18일에 보도했다.

뇌졸중은 혈전이 정맥을 막아서 뇌로 가는 피의 흐름을 차단할 때 또는 작은 혈관이 터져서 뇌속에 출혈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의 부족으로 손상되거나 죽는다.

대부분의 뇌졸중환자들은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아스피린과 항혈전제를 먹는다. 그러나 5명중에서 1명은 4년안에 다시 뇌졸중이 재발하게 된다.

챔버스박사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고혈압협회의 회의에서 프랑스의 제약회사인 세르비에(Servier)사의 혈압약인 아스옹(Aceon)과 한 종류의 이뇨제를 4년동안 뇌졸중환자들에게 먹인 결과 환자 14명중 1명이 두 번째 뇌졸중을 피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챔버스박사팀은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유럽의 10개 나라의 환자 6100명에게 무작위로 아스옹과 이뇨제 로졸(Lozol) 또는 가짜약을 먹게 했다.

환자들은 다른 문제들때문에 다른 약들도 함께 먹었다. 그러자 4년에 걸친 연구기간동안 약을 먹은 집단에서는 150명이 뇌졸중에 다시 걸렸다.

가짜약을 먹은 집단에서는 255명이 재발했다.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챔버스박사는 이 치료법이 모든 뇌졸중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며 허혈성 뇌졸중이든 출혈성 뇌졸중이든 관계없이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나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와 관련이 없는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트 메디컬 센터의 혈압전문가인 노먼 캐플런(Kaplan)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뇌졸중을 앓고 살아난 5천만명의 대부분이 이 약들을 먹는다"면서 "이 치료법의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지금까지는 정말 좋은 치료법이 정말 없었다"고 말했다.

아스옹은 ACE 억제제라는 종류의 약물에 속한다. 2000년에 수행된 한 연구에서는 심장병환자들이 ACE 억제제를 먹으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이미 뇌졸중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혈압강하제를 투여하는 것을 기피했다. 뇌로 가는 혈관의 혈류가 너무 느려지면 뇌졸중환자들에게 나쁠 것이라고 걱정한 것이다.

이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의 심혈관의학과교수인 스티븐 맥머흔(MacMahon)박사는 "양쪽의 연구에서 사용된 치료법을 적용받은 환자 10명중 1명이 뇌졸중, 심장마비에 걸리지 않았고 심혈관계 질환으로 죽는 것을 모면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옥스포드대의 신경학자인 피터 로스웰(Rothwell)박사는 "이 연구는 단일한 결과로서는 뇌졸중치료의 가장 중요한 결과를 제공할 것이며 뇌졸중환자 80%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연구결과다.

남은 유일한 의문은 이 약에 특별한 것이 있어서 이런 효과를 나타낸 것인가 아니면 혈압이 낮아진 것이 이런 효과를 가져오게 했는가, 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세르비에사는 연구비의 일부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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