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의 목욕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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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목욕이나 샤워 횟수가 늘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목욕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창민(23.서울 종로구 삼청동)

(A) 평양에는 19개 구역에 창광원.문수원.북새원 등 대형 목욕탕이 하나씩 있으며, 3개 동에 중소 규모의 목욕탕이 하나씩 있습니다. 특히 하루 평균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은원' 을 개원했다고 조선중앙TV가 최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지방 도시에는 구역 별로 한개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과 지방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목욕탕 수가 부족할 뿐더러 목욕물을 데울 석탄이 부족해 거의 모든 목욕탕이 문을 닫고 있지요.

따라서 평양 시민들은 일주일에 한번쯤 목욕탕에 갈 수 있겠지만 지방 사람들은 1년에 한번 가기도 힘들다고 탈북자 趙모(34)씨는 전합니다.

목욕탕은 보통 오전 6시 문을 여는데, 한시간 전부터 입구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되곤 합니다. 목욕료는 지역마다 차이가 나며 대개 1원50전~2원50전 정도입니다.

가족탕은 상대적으로 비쌉니다. 평양시 중구역 신서동에 있는 창광원의 경우 25원 정도 합니다. 가족탕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목욕탕 안은 남한과 비슷합니다. 탈의실에서 옷과 신발을 벗어 옷장에 넣고 옷장 번호표와 바가지를 받아 탕으로 들어가는데 수건과 비누는 각자 가지고 가야 합니다.

창광원이나 문수원을 제외한 다른 목욕탕은 사우나나 샤워시설이 없지요.

북한에는 때밀이용 타월이 없어요. 수건이나 천을 말아 몸을 씻거나 돌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어느 가정이나 예쁜 목욕용 돌 몇개쯤은 갖고 있지요.

북한에는 돈받고 때를 밀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목욕탕에 갈 때는 친구.가족과 함께 갑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목욕탕 이용이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집에서 목욕하는 주민이 많다고 합니다. 평양시 아파트들은 대개 더운물이 나오지만, 일주일에 한차례 나오거나 일년에 20회 정도랍니다. 더운물 나오는 날에는 반장이 날짜와 시간을 사전에 알려주지요. 이때 온 식구가 목욕을 합니다.

일반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대개 가마에 물을 끊여 목욕합니다. 더운물.찬물 각각 한 양동이씩 준비해 조금씩 섞은 다음 온몸을 적셔 몸을 씻지요. 더운물 공급이 이렇다 보니 겨울에는 목욕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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