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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성경험 써내라" 단국대 리포트 숙제 화제

중앙일보

입력

'첫 성경험 계획을 쓰시오' .

얼마 전 단국대의 한 교양강좌에서 학생들이 받아든 과제다.

1, 2년생 1백10여명이 수강 중인 '여성과 성(性)' . 강사는 한국 성폭력상담소 연구원 유모씨(여)다.

유씨는 2주 전 학생들에게 '첫 성경험과 앞으로의 성관계 계획' 을 써오도록 한 뒤 지난달 25일 직접 발표하게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호텔 투숙 후 내가 먼저 샤워를 하고 아내가 씻고 나오길 기다리겠다" 등으로 결혼 첫날밤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미 가진 성경험을 써내 이런저런 화제를 불렀다.

이런 파격적 강의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인 쪽이다.

법학과 2년 黃모씨는 "술자리에서나 하던 성에 대한 토론을 진지하고 자연스레 할 수 있어 좋다" 고 했다.

1년생인 金모양은 "다소 어색할 때도 있지만 음란하다거나 성적 수치심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강의라는 지적도 있다. 딸에게서 얘기를 들었다는 한 학부모는 "결혼도 안한 학생들에게 앞으로의 성관계 계획표를 내라는 건 수업 취지를 의심케 하는 짓" 이라며 "학교측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 고 흥분했다.

논란이 일자 강사 유씨는 "자칫 수치심을 자극할 수도 있겠지만 강의의 의도는 청소년들의 그릇된 성 의식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 이라며 "대부분 학생들은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참여 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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