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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과 바른자세

중앙일보

입력

대부분의 요통은 허리가 약한 사람에게서 역학적으로 과도한 힘이 가해져서 생기므로,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허리를 유연하게 하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통하여 무리한 힘에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평소에 바른 자세의 생활을 습관화시키는 것도 요통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오늘은 일상생활 중 흔히 취하는 동작의 바른 자세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평소 허리가 약하거나 아픈 사람들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다가 허리를 삐끗하여 병원에 오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수면 후 허리가 뻣뻣한 상태에서 무릎을 편 상태로 허리를 굽혀 세수나 머리를 감다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아침 기상 시 누워서 허리를 가볍게 푸는 동작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세면대에서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는 반드시 허리를 굽히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굽혀 고개를 숙여 머리를 감도록 해야 한다. 요통이 심한 경우에는 서서 샤워를 하면서 머리를 감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허리는 편 상태로 무릎을 구부려서 물건과 몸을 최대로 가깝게 해서 들어올리도록 한다.

특히 허리가 약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아랫배에 숨을 약간 들이마신 후 아랫배에 힘을 준 상태로 물건을 들거나 이동시키게 되면 복압과 흉곽 내압으로 인해 허리로 가는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아이를 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몸의 가운데(즉 두 다리의 사이)에 물건을 놓지 않거나, 거리를 두고 물건을 들 경우에는 허리를 다치기가 매우 쉬우므로 가장 피해야 할 자세가 된다.

물건의 무게에 따라 허리에 가는 부담이 달라지지만 다리를 뻗은 상태로 완전히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만 취하더라도 허리에 가는 부담은 4배가 증가된다.

높은데 있는 물건을 들어야 할 경우에도 허리를 다치기가 쉬운데, 이는 내 몸의 중심과 물건과의 거리가 멀고 허리도 지나친 전만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곳의 물건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의자를 사용하여 물건의 높이가 가슴 높이보다 낮은 상태에서 들도록 하여야 한다.

물건을 들고 이동시에는 허리를 비스듬히 틀은 상태에서 이동하는 것은 허리 근육과 추간판(디스크)에 무리를 주게 되고 추간판 막의 파열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몸의 앞쪽에서 물건을 들고 무게가 무거울 때에는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아랫배에 힘을 주고 물건을 옮겨야 한다.

선 자세

장시간 서서 설거지를 하거나,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15∼20㎝ 높이의 보조 발 받침대에 양발을 번갈아 가며 올려놓고 일을 하는 것이 좋다.

발 받침대가 없는 경우에는 싱크대 여닫이문을 열어 젖힌 후 싱크대 바닥판에 발을 올려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버스를 타고 서서 갈 때에도 번갈아 가면서 한쪽 발을 약간 올려놓는 것이 좋다.

허리를 완전히 펴지 않고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게 되면 허리에 가는 부담이 25% 정도 늘어나게 되므로, 허리는 반듯하게 펴서 자연스런 굴곡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앉은 자세

의자에 앉아있거나 운전을 할 때에는 둔부를 의자 등받이에 바짝 갖다대고 고관절과 몸통과의 각도와 무릎의 구부린 각도가 모두 90도 정도로 유지되게 한다.

이 때 무릎의 높이가 고관절의 높이보다 약간 높게 유지되어야 하고 발바닥에 완전히 닿아야 한다. 대개 우리 나라 사람들은 다리가 서구인에 비하여 짧은 편이며, 키가 작은 남자들이나 여자들의 경우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자에 앉을 때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자를 개인의 다리 길이와 맞추기는 힘든 형편이므로 의자 앞에 발 받침대를 높아 무릎 뒤쪽이 의자바닥에서 약간 떨어질 정도의 높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할 때는 시트와 등받이가 이루는 각도는 110도 정도가 되어야 편안한 자세가 된다. 컴퓨터를 다루거나 TV 시청을 할 때 허리가 구부정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요추가 뒤로 젖혀진 자세는 허리에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의자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으면서 약간 딱딱한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70㎏인 사람이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게 되면, 서 있을 때보다 오히려 허리에 더 부담을 주게 되는데 자기 체중보다 많은 약 85㎏ 정도의 부담을 허리에 주게 된다.

외래를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 중 이러한 간단한 요통에 대한 지식만 있어도 최소한 절반 이상의 환자는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실제 국내에서 보고되는 논문 중에도 요통교실을 통하여 바른 자세와 요통 운동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실천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요통에서 해방된 경우가 많다고 보고하고 있고, 필자가 이번 재활의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중 요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 있는 환자들에서 바른 자세와 요통운동을 잘 시행한 환자들이 추간판의 크기가 더 많이 감소되었고, 치료율도 높은 결과가 나왔다.

요통의 예방과 치료는 무엇보다도 바른 자세의 생활화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활동량의 조절 및 요통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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