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수술 거부 中여성, 관리들에게 맞아죽어

중앙일보

입력

불임수술을 거부한 한 중국 여성이 가족계획 담당 관리들에게 심하게 맞은뒤 숨졌다고 그녀의 친척들이 19일 주장했다.

중국 푸젠(福建)성의 쑨중화(34)씨는 지난 16일 새벽 가족계획 관리들에 의해 집밖으로 끌려나왔다.

관리들은 아들 둘을 둔 쑨씨에게 불임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갈 것을 요구했으나 쑨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예정된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진단한 병원 서류를 보여주며 완강히 거절하자 관리들은 쑨씨를 강제로 차에 태워 끌고갔다.

관리들은 이날 오후 쑨씨 친척들에게 쑨씨가 가족계획 사무실이 있는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통고했다.

그러나 쑨씨의 시신을 본 가족들은 그녀의 머리와 몸에 심하게 멍이 든 것을 발견했으며 "뛰어내려서는 이런 부상을 입었을 리가 없다"며 쑨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친척들은 경찰에 관리들이 쑨씨를 끌고갈 당시 난폭한 행동을 했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미 두명의 자녀를 둔 쑨씨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더 이상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었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중국의 계획생육(計劃生育:가족계획) 정책은 지난 20년간 심각한 인권 유린을 초래했다.

과거 중국은 여성들을 체포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게해 전세계를 경악케했다.

가족계획 담당 직원들과 지방 관리들은 구타, 불법 감금, 가축 압수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가혹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인구는 매년 1천명의 비율로 증가하고있으며 중국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인구를 16억명으로 묶어두기 위해 가족계획 정책을 계속 실시할 방침이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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