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와 6살 차...감독 피를로, '형님 리더십'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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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가 피를로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피를로는 구단 레전드이지만, 1군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짜 감독'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벤투스가 피를로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피를로는 구단 레전드이지만, 1군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짜 감독'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정상 탈환에 실패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가 사령탑을 교체했다. 마우리시오 사리(61) 감독을 경질하고, 유벤투스 23세 이하(U-23) 팀 안드레아 피를로(41) 감독을 1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피를로 유벤투스 새 사령탑 #'깜짝 발탁' 감독 경험 없어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과제 #레전드로 선수와 소통 기대

유벤투스는 9일(한국시각) "사리 감독이 감독직을 내려놓는다. 9회 연속 리그 우승으로 유벤투스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써 줘 고맙다"고 밝혔다. 사리 감독은 2019~20시즌 구단 역사를 썼다. 지난해 6월 첼시를 떠나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은 그는 데뷔 시즌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유벤투스는 2011~12시즌부터 9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리그 9연패는 유럽 5대(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최초 기록이다.

구단의 숙원을 풀지 못한 것이 경질의 결정적 원인이다. 유벤투스 구단과 팬이 진짜 원하는 건 최고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유벤투스가 유럽 정상에 선 건 1995~96시즌이 마지막이다. 그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2018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많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를 영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을 상대로 1, 2차전 합계 2-2로 비겼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렸다. 더구나 2015~16시즌 이후 처음으로 8강 진출에 실패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유벤투스는 대신 젊은 지도자인 피를로에게 팀을 맡겼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깜짝 발탁'이다. 당초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등 베테랑이 거론됐다. 반면 피를로는 1군 지도자 경험이 없는 초짜 감독이다. 생애 첫 감독직인 유벤투스 U-23 팀 사령탑을 맡은 지도 불과 열흘 전인 7월 30일이었다.

유벤투스는 팀 에이스 호날두와 겨우 6살 차이인 피를로가 말그대로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라고 있다. 1995년 브레시아(이탈리아)에서 프로 데뷔한 피를로는 2017년 뉴욕 시티(미국)에서 뛰다 은퇴했다. 유벤투스에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정규리그 4회, 이탈리아 컵 1회, 이탈리아 슈퍼컵 2회 등 우승 트로피 7개를 들어 올렸다. 독일 빌트는 "유벤투스가 깜짝 감독 선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벤투스 레전드인 피를로가 수퍼 스타 호날두를 지도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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