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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장마가 밥상 뒤흔들다…배추 80% 상춧값 30% 치솟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폭우와 긴 장마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논과 밭 침수로 농작물 피해가 커져 가격이 오르고 있다.

김용범 기재차관 “장마 이후에도 농산물 가격 크게 변동 가능성”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집계에 따르면 7일 가락도매시장에서 배추 10㎏(그물망, 상품 기준)이 평균 1만4016원에 거래됐다. 하루 사이 3012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날(7782원)과 비교해 가격이 80.1% 급등했다.

긴 장마로 인해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긴 장마로 인해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코너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적상추 4㎏ 한 상자(상품)도 전날에 비해 1689원 오른 6만3116원에 팔렸다. 1년 전과 비교해 30.2%나 상승했다. 양배추 8㎏짜리 한 망(상)도 4712원에 거래됐다. 1년 전보다 14.7% 높은 가격이다. 복숭아(가납암) 2.5㎏ 한 상자(상) 가격도 7770원을 기록했는데 1년 전에 비해 29.5% 비싸다.

이처럼 수해에 약한 채소ㆍ과일을 중심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폭우 등으로 농경지 피해가 커지고 물류에서도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 불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충남도는 전날 집중후우로 도내 농경지 2800여㏊가 물에 잠겼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흙탕물을 뒤집어쓴 예산의 한 수박 비닐하우스 안 모습. 연합뉴스

충남도는 전날 집중후우로 도내 농경지 2800여㏊가 물에 잠겼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흙탕물을 뒤집어쓴 예산의 한 수박 비닐하우스 안 모습. 연합뉴스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올해 긴 장마로 인한 농산물 출하 감소 영향으로 일부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며 “예년에 비해 긴 기간 장마로 인해 경기ㆍ강원ㆍ충청 지역 등을 중심으로 농작물 침수 피해가 확대되면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소비자물가는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들썩였던 농축산물 값이 긴 장마로 다시 불안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소비자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16.3% 급등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도 각각 9.5%와 5.2%씩 올랐다. 여기에 수해까지 덮치며 밥상 물가에 경고음이 더 커졌다.

문제는 앞으로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폭우로 인한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7581㏊에 이르는 지역의 농작물이 물에 잠겼다. 유실되거나 매몰된 농경지도 497㏊에 이른다.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기획재정부 제공]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 [기획재정부 제공]

비가 그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 차관은 “장마 이후에도 태풍, 폭염 등 기상 여건 변화에 따라 농산물 수급 상황이 악화하고,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마 후 폭염이 닥치면 물을 머금은 농산물이 썩기 쉽다.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산물 품목별로 맞춤형 수급 안정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비축 물량 출하와 피해 복구 지원, 생육 점검 강화, 약제 할인 등 방안을 추진한다. 농가를 대상으로 한 재해복구비와 재해보험금도 서둘러 지급하기로 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배정원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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