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긴장성 두통엔 '항우울제' 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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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머리를 쓰고 살아야 하는 인간에게 두통은 정말 골칫거리다.

하지만 '하루도 머리가 개운한 날이 없다' 는 말을 할 정도로 거의 매일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 [미국 오하이오대 연구팀 발표]
스트레스 관리하며 함께 복용하면 만성환자도 두통 반이상 줄어

바로 '만성 긴장성 두통' 환자들. 병명이 말해주듯 긴장상태가 되면 증상이 악화돼 이제까지 가장 널리 권장된 치료법은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필요할 때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실제 긴장성 두통 환자들은 두통약을 달고 살 정도다.

◇ 두통 왜 생기나=여성의 3%, 남성의 1.5%가 시달릴 정도로 두통은 흔한 질환이다. 두통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긴장성 두통이 절반 이상일 정도로 가장 많다.

긴장성 두통은 신경을 많이 써 긴장상태가 되면 머리 주위 근육이 수축돼 발생한다. 주된 증상은 뒷머리를 중심으로 머리 전체가 아픈 것.

긴장성 두통이 생기면 바로 수축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계속 근육이 수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마치 용수철을 오랫동안 당기고 있는 상황과 같은데 이 상태가 길어지면 용수철이 복원되지 않듯 근육 수축상태가 지속.유지되면서 만성화하는 것이다.

일단 만성화하면 두통약을 매일 복용하게 되고 약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게 된다.

◇ 두통을 줄이려면=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는 "두통이 문제다 싶을 땐 우선 두통일기를 쓰라" 고 조언한다.

즉 머리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아픈지, 어떤 상황에서 두통이 생겼는지를 기록하다 보면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찾기 쉽다는 것. 두통 악화 요인을 우선 없애야 함은 물론이다.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치료법은 규칙적인 운동과 복식호흡 등이다.

권장하는 운동종목은 하이킹.조깅.스키 등의 스피드있는 운동이다. 진통제는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위해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게 좋다.

◇ 새로운 치료는=저널 오브 아메리칸 메디컬 어소시에이션 최신호는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삼환계 항우울제를 투여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는 오하이오대 케네스 홀로이드 교수팀의 논문을 실어 주목을 끈다.

이들은 2백3명의 환자에게 매일 항우울제를 한 알씩 투여하는 그룹, 스트레스 치료와 항우울제 투여를 병행한 그룹, 스트레스 치료만 한 그룹, 가짜 약을 투여한 그룹 등 네 그룹으로 나눠 두통 발생률 감소를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 치료와 항우울제를 같이 투여한 그룹에선 64%, 항우울제만 복용한 그룹 38%, 스트레스 치료만 했던 그룹 35%, 가짜약을 복용한 그룹은 29%에서 두통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이드 교수는 "만성 긴장성 두통 환자는 진통제를 상용하게 마련이고 그 결과 몸이 약에 적응해 내성이 생기는데 이런 상태에서 약을 끊으면 처음 겪었던 두통보다 훨씬 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면서 "항우울제와 스트레스관리를 함께 받은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년 후 약을 끊고서도 두통이 없어졌다" 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진통제에 내성이 생겨 큰 효과를 못보거나 약 부작용에 시달리는 만성 긴장성 두통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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