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몸소 실천한다"는 윤준병, 알고보니 지역구 정읍 월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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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월세 생활’은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정읍시에서의 월세로 확인됐다. 그의 지역구는 정읍시 고창군이다.

윤 의원은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읍에 월세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읍에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 있을 땐 구기동 연립주택에서 지낸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159㎡·3억 8600만원)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1억 9000만원)을 소유한 2주택자다. 정읍 집의 월세는 50~6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국회 5분 연설’로 주목받은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을 비판했다.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며 임대차3법에 따른 전세제도 소멸을 우려한 윤희숙 의원의 연설에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오히려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윤준병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준병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의원의 글 중 “전세 제도 소멸을 아쉬워하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전세로 거주하시는 분도 전세금의 금리에 해당하는 월세를 집주인에게 지급하는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특히 뭇매를 맞았다. “내 집을 갖고 은행 이자를 내는 것과 영영 집 없이 월세 내는 게 어떻게 같은가”, “월세를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 “평소에 시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비판 일색인 댓글이 수백 개 달린 뒤 결국 윤 의원은 “본인은 월세 살고 계신가요”라는 네티즌의 질문에 답을 내놨다. 그는 “많은 분이 제게 월세를 살아보라고 충고하셨다. 월세 체험을 해보라는 충고 감사하다”면서 “저는 집을 투기나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아파트 투기 없이 30년 넘게 북한산 자락의 연립주택에서 실거주 목적으로 살아왔다. 지금은 월세도 살고 있다.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어디에서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는지 밝히지 않았음에도 이 답변은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윤 의원이 지역구로 주소를 옮기기 위해 전북 정읍시에서 월세를 살고 있을 것으로 짐작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윤 의원은 자신이 정읍시에 월세를 살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집을 팔고 월세를 살아봐라”, “지역구에 주소 옮긴 걸로 월세도 몸소 실천한다는 거냐”, “돈 없어서 월세 사는게 아니지 않냐. 부동산 다 처분하고 정읍에서 찐 월세 살고 말씀하시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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