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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엔 구제역 없어요"

중앙일보

입력

충북 충주시 산척면 농업경영인협의회(회장 송세헌 宋世憲.43) 40명의 회원들은 요즘 영농철을 맞아 일손이 크게 달리지만 매주 월요일 구제역 방역 소독에는 만사를 제치고 달려 나온다.

면내 30, 40대 청장년층인 회원들은 지난해 4월 이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한 데다 세계적으로 구제역이 번지면서 지리적이나 계절적으로 구제역 발생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달 초 자체적으로 7개 방역단(1개 단별로 3명)을 구성하고 매주 월요일 26개 마을, 252 축산농가를 돌며 방역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면사무소는 처음 축산농가 위주로 공동 방역단을 편성했고 다시 이장과 새마을 지도자를 중심으로 방역단을 편성, 운영한 결과 방제활동이 소홀하던 차에 농업경영인 협의회 회원들이 자원해서 면내 모든 축산농가의 방역을 전담하고 나서자 한시름을 덜었다.

회원들은 구제역이 재발할 경우 가축을 도살처분한 뒤 매몰해야 하고 청정국 선언도 늦어지는 등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바쁜 농사 일을 접어둔 채 '축산 지킴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특히 회원 가운데 우제류 가축을 사육하는 회원은 6명에 불과하나 지역과 국가 발전에 내 일, 네 일이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구제역 공동 방역 외에 평소에도 지역을 위하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면내 노인 400여명을 초청, 경로잔치를 열어 주었는가 하면 충주종합사회복지관의 협조를 얻어 정기적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이발과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지난 겨울 폭설 때는 회원들이 12대의 트랙터 뒤에 평탄작업용 날을 달고 제설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지역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송 회장은 "농촌을 지키는 젊은이들이 지역과 면민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충주=연합뉴스) 민웅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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